기업 두 곳 중 한 곳 법인세 안 내…상위 1%가 80% 이상 부담
면세 기업 7년째 증가, 지난해 전체의 54%
상위 0.01% 법인 105곳이 법인세 3분의 1 납부
-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국내 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법인세를 내지 않고 상위 1% 법인이 전체 법인세의 80% 이상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부담이 극소수 대기업에 집중된 구조가 굳어지는 가운데, 면세 기업 비율은 7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4일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기업 105만 8498곳 중 57만 1293곳(54%)이 세금을 내지 않은 면세 기업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부분은 적자 기업이거나 순이익보다 세금 공제·감면액이 많아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다. 면세 비율은 2018년 46%에서 지난해 54%로 8%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별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상위 0.01% 법인 105곳은 법인세로 19조 2476억원을 납부했다. 이는 전체 법인세(58조 1649억원)의 33.1%로, 최근 5년(2020~2024년) 평균 비율도 37.8%에 달했다.
소득 상위 0.1% 법인(1058곳)은 전체 법인세의 59.3%인 34조 4917억원을 냈으며, 상위 1%로 범위를 넓히면 81.8%, 상위 10%는 96.1%를 차지했다. 전체 기업의 10분의 1이 국내 법인세의 거의 전부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의 상당 부분이 소수 기업에 의존한다는 것은 소수 대기업의 영업이익 변동에 따라 세수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음을 뜻한다"며 "따라서 소득세 역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면세점을 점진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세수 기반이 안정적이지 못할 것"이라며 "면세점을 인하하면 세원이 확대돼 조세 형평성이 높아지고, 경기 변동에 따른 세수 불안정성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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