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효과' 빠지니 9월 물가 2.1%↑…외식 3.4%·가공식품 4.2% 고공행진(종합)

채솟값 안정에 먹거리물가 주춤했지만…외식·가공식품 크게 올라
석유류 3개월 만에 상승 전환…근원물가도 2.0%↑ 오름폭 확대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2025.9.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이강 심서현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1% 올랐다. 지난 8월 SK텔레콤 요금 할인이 종료된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두 달 만에 2%대로 복귀했다. 채소류 가격이 안정되며 먹거리 물가 오름세는 둔화했지만, 수산물과 가공식품, 외식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석유류 가격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5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0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2.1%) 2%대를 기록한 이후 8월 1.7%로 주춤했다가 다시 2%대를 회복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 폭 확대는 휴대전화 요금 감면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8월 일부 통신사의 요금 감면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3.6% 하락했지만, 이 효과가 사라지면서 9월 공공서비스 물가는 1.2% 상승 전환했다. 특히 휴대전화료는 전월 대비 26.7%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p)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박병선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브리핑에서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된 이유는 일부 통신사 요금 감면이 종료됨에 따라 휴대전화료 등이 상승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9% 올라 전월(4.8%)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됐다. 채소류가 지난해 9월 폭염에 따른 가격 급등의 기저효과와 올해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12.3% 하락한 영향이 컸다.

농산물 중 배추(-24.6%), 무(-42.1%) 등의 가격은 크게 내렸다. 반면 쌀은 15.9% 올랐고,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5.4%, 6.4% 상승했다. 특히 달걀은 명절 수요와 산지 가격 상승이 겹치며 9.2% 올랐다. 지난 2022년 1월(15.8%) 이후 3년 8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수산물 중에서는 갈치(3.7%), 고등어(10.7%) 등의 가격이 올랐지만, 생산량 증가로 전월보다 오름세는 둔화됐다.

공업제품은 2.2% 상승했다. 그중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4.2% 올라 전월과 같은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빵(6.5%), 커피(15.6%) 등의 오름세가 계속됐다. 석유류는 2.3% 올라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박 심의관은 "국제유가 상승도 있었지만, 지난해 9월 석유류가 하락했던 기저효과와 환율 상승 영향, 유류세 인하율 변화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2.9% 올라 전월(3.1%)보다 오름세가 소폭 둔화했지만, 외식 물가는 3.4% 상승해 전월(3.1%)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박 심의관은 "외식의 경우 피자, 햄버거 등 할인 행사가 끝나 가격이 환원됐고, 배달료 인상 요인도 있었다"며 "반면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8월 휴가철 종료로 해외 단체여행비, 승용차 임차료 등 여행 관련 품목 하락 폭이 커져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0% 올라 전월(1.3%)보다 상승 폭이 0.7%p 확대됐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하며 전월(1.5%)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계절·기상 조건에 따라 변동이 큰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2.5% 하락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