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 3년 6개월 만에 최대…대미 수출은 2개월째 감소(종합)

반도체·자동차 수출 역대 9월 중 최대 실적 경신
대미 수출 2개월째 지속 감소…철강·車 관세 직격탄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2025.8.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미국발 관세 여파에도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해 3년 6개월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메모리 고정가격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며 역대 9월 중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자동차도 4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지속했다. 다만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對)미 수출은 1.4% 줄며 2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659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월간 수출도 지난 6월 이후 4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7억 5000만 달러로 작년(29억 3000만 달러)보다 5.1% 줄었다. 올해 9월 조업 일수는 24일로, 추석 연휴가 낀 지난해(20일)보다 4일 많다.

품목별로는 15대 주력 수출품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66억1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수출액을 두 달 연속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64억 달러를 기록, 4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와 중고차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도 6% 증가한 19억 2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의약품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바이오헬스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어난 16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 역시 21.9% 증가한 28억 9000만 달러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세안,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 호실적에 힘입어 일반기계 수출(42억 달러, +10.3%)도 올해 첫 플러스를 기록했다.

'트럼프 관세' 여파 속 대(對)미 수출은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9월 대미 수출은 1.4% 감소한 102억7000만달러로. 각각 25%, 50%의 품목 관세가 매겨지는 자동차(-2%)와 철강(-15%) 수출 감소세가 계속됐다. 다만 현재 관세 영향권에서 벗어난 반도체(21%)와 무선통신기기(282%), 바이오헬스(38%) 수출액 증가로 자동차·철강 품목 타격에 따른 감소 폭을 상쇄했다.

대중국 수출은 0.5% 증가한 116억 8000만 달러였다.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와 선박, 일반 기계 등의 호조로 역대 9월 중 최대액인 110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HBM 등 반도체 수출이 주로 이뤄지는 대만 수출이 52억 1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밖에 유럽연합 수출은 19.3%(71억 6000만 달러), 중남미 수출은 34%(30억 3000만 달러) 늘었다.

김정관 산업장관은 "우리 수출이 9월에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롭게 경신했다"면서 "이는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대미수출이 위축되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수출시장 포트폴리오를 신속히 다변화해 이룬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은 미 관세 협상 등 우리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경각심을 갖고 기민한 대응을 해나가야 할 때"라며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9월 수입은 564억달러로 작년보다 8.2% 증가했다. 이로써 9월 무역수지는 95억6000만달러를 기록, 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