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한파·강수 때 대면소비 최대 9%↓…"금·토 비오면 타격 더 커"
카드사용액, 폭염 7%·한파 3%·강수 6% 감소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순영향 -0.09%p…'펜트업 효과'도 관찰
-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폭염, 한파, 우천 등 기상 악화가 대면소비를 최대 9%까지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면소비 지출이 가장 많은 금요일과 토요일에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 조사국이 공개한 '고빈도 데이터를 통해 본, 날씨 및 요일의 소비 영향' 제하의 'BOK 경제연구' 보고서를 보면, 폭염·한파·강수와 같이 기상이 악화할 경우 오프라인 쇼핑, 외식 등 대면소비를 중심으로 카드 사용액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온라인 쇼핑은 날씨 변화와 무관하게 대체로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
연구진은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의 일별 카드 승인액과 기상 데이터를 결합한 고빈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고빈도 데이터 분석은 짧은 주기(일별·주별)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연구 결과, 기상이 악화하면 카드 사용액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 시에는 약 7%, 한파 때는 3%, 비가 올 때는 6% 감소했으며, 업종별로는 외식 등 대면서비스 지출이 폭염 -5%, 한파 -6%, 강수 -9%로 강수의 영향이 가장 컸다. 오프라인 쇼핑도 한파에 -3%, 강수에 -6%만큼 줄었고, 폭염의 영향은 뚜렷하지 않았다.
특히 대면소비 지출이 가장 많은 금요일과 토요일 감소 폭이 다른 요일에 비해 더 컸다. 금·토 강수 시 전체 카드 사용액 감소 폭은 -8%로, 다른 요일(-6%)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다만 폭염·한파는 요일에 따른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거나 통계적 유의성이 낮았다. 피서·휴가, 냉난방 기기 및 관련 용품 구매 등 계절적 수요 증가가 기상악화로 제약된 소비활동을 일부 상쇄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기상 악화는 연간 민간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1분기 한파와 여름철(6~8월) 폭염은 민간소비 증가율을 합산 약 0.18%포인트(p) 낮추는 요인으로 추정됐다. 다만 같은 기간 강수일수는 예년보다 줄어들면서 소비를 약 0.09%p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기상 여건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에 미친 순영향은 -0.09%p 수준으로 평가됐다.
한편, 비가 오면 계획된 소비를 미루었다가 날씨가 개선되면 소비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펜트업(pent-up) 효과'도 확인됐다. 주말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토요일에 비가 내렸다가 일요일에 맑아지는 경우 카드 사용액은 주말 내내 맑았던 일요일보다 1.3% 늘어났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는 가운데 근로 시간 및 근무 형태 등 제도적 변화로 인해 날씨와 요일에 따른 소비의 변동성이 더 커지거나 상시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고빈도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가계의 소비 행태와 패턴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소비 흐름의 모니터링과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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