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부문 49조 적자…법인세 쇼크에 5년째 '빨간불'
정부 재정적자 37.5조로 확대…공기업은 원자잿값 하락에 적자폭 축소
사회보장기금 흑자 사상최대…공공수지 5년째 적자 금융위기 후 최장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공공 부문이 49조 원가량 적자를 기록하며 5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법인세 수입 감소로 정부 재정 적자는 크게 늘었지만, 에너지 공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체 적자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5년 연속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2013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4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48조 9000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9조 1000억 원)과 비슷한 규모다.
지난해 공공부문 총수입은 1150조 원으로 전년보다 30조 8000억 원(2.8%) 증가했다. 법인세 등 조세수입은 줄었지만, 이자·배당 등 재산소득 수취와 국민연금 보험료 등 사회부담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1198조 9000억 원으로 30조 6000억 원(2.6%) 늘었다. 건강보험급여비 등 정부 최종소비지출과 연금 지급 등 사회수혜금이 지출 증가를 이끌었다.
부문별로 보면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의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일반정부 수지는 37조 5000억 원 적자로, 전년(-20조 8000억 원)보다 적자 규모가 16조 7000억 원 늘었다. 기업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 수입이 줄면서 총수입 증가율(2.6%)이 총지출 증가율(4.5%)을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특히 법인세 감소 영향이 집중된 중앙정부는 적자가 76조 5000억 원으로 전년(-60조 5000억 원)보다 확대됐다. 반면 사회보장기금은 명목임금 상승과 운용수익 증가 등으로 50조 10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통계 작성(2007년) 이후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공기업 실적은 개선됐다. 비금융공기업은 16조 2000억 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35조 5000억 원)보다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됐다. 전력 요금 인상으로 한국전력공사 등 관련 공기업 매출액은 늘어났지만, 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며 원재료비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다.
금융공기업은 4조 8000억 원 흑자를 냈으나, 법인세 납부 등 지출이 늘며 전년(7조 3000억 원)보다는 흑자 규모가 줄었다.
이현영 한은 지출국민소득팀장은 "2020년부터 이어진 5년간의 적자 중 앞선 3년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고, 최근 2년은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법인세 감소가 주된 요인"이라며 "구조적인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4.8%)보다는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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