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짓는 수박농사…'수박 고상재배장치' 현장실증 성과 확인

농진원-부산대, 현장 실증사업 4개 권역서 추진
스마트팜 기술 접목으로 노동력 절감·소득 증대까지

농진원, 수박 고상재배장치 작업 모습. (농진원 제공) /2025.9.16/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부산대 안성광 교수팀과 '수박 고상재배장치' 현장 실증사업을 전국 4개 권역(경남 창원, 전북 고창, 경기 안성, 충북 제천)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수박 고상재배장치' 실증사업은 올해 농업기술산학협력지원사업에 선정된 과제 중 하나다.

수박은 관리 노동이 많이 요구되는 대표적 작물이다. 기존 포복 재배 방식은 허리 숙임 작업이 반복돼 고령 농업인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런 문제점에 착안, 고안된 수박 고상재배장치는 허리 높이의 재배대(베드)에서 수박을 키우도록 설계되어 수정, 약제 살포, 수확 등 전 과정에서 작업자가 서서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재배 장치를 개발한 안성광 교수팀은 스마트팜 센서 기술을 접목해 온도, 습도, 관수 조건, 병해충 환경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장별 최적의 재배 조건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초보 농가나 고령자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농업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증 결과, 기존 포복 재배 대비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0평 기준으로 식재 주수가 약 450주에서 800주 이상으로 늘었고, 수박 중량도 평균 7∼8kg으로 균일하게 유지돼 상품성이 향상됐다. 실증에 참여한 충북 제천 지역 농가는 하우스 한 동당 800만 원 이상의 추가 소득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는 등 경제적 효과도 입증했다.

실증을 바탕으로 부산대 연구팀은 민간기업과 함께 ‘개량형 고상재배장치’를 개발 중이다. 오는 2026년까지 재배환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현장 매뉴얼 제작과 멜론·참외 등 유사 과채류 확장 가능성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안호근 농진원 원장은 "농가에서 실증된 만큼 상용화 단계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