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취업해도 '단시간 근로' 내몰려…"고용의 질 악화"
20대 단시간 취업 비율 26.4%…60대 이상 빼고 가장 높아
건설·도소매·정보통신업 등 20대 단시간 취업 급증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건설업, 정보통신업, 도소매업 등 주요 업종에서 20대 청년층의 일자리 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청년 고용률이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실업률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20대가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단시간 근로 형태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근로시간이 주 35시간 이하 근로 중인 20대 취업자는 92만 940명으로 전체 취업자(349만 4000명)의 26.4%를 차지했다.
연령대별 주 35시간 이하 취업자 비중은 30대 12.7%, 40대 14.4%, 50대 18.6%로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20대의 단시간 근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16개월 연속 감소하며 고용 부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고용의 질까지 악화되는 모습이다. 같은 달 청년 실업률은 5.0%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건설업, 정보통신업, 도소매업 등 주요 업종에서 20대 청년들의 단시간 근로 비중(일시 휴직 포함)은 증가한 반면, 장시간 근로 비중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7월 기준 건설업에서 주 35시간 이하 근로 중인 20대는 2만 527명으로 전년(1만 7368명)보다 18.2%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전년(11만 957명)보다 19.4% 감소한 8만 9467명으로 집계됐다.
도소매업과 정보통신업 등 20대 청년 취업자가 많은 업종에서 고용의 질 저하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도소매업의 주 35시간 이하 취업자는 15만 1413명으로, 전년(14만 3712명)보다 5.4% 증가했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6만 1923명으로 같은 기간(26만 8673명)보다 2.5% 줄었다.
정보통신업 주 35시간 이하 취업자는 지난해(2만 8263명)보다 35.3% 증가한 3만 8245명, 주 36시간 이상은 8.0% 감소한 20만 9959명을 기록했다. 운수·창고업의 경우 단시간 근로는 31.7% 늘었으나, 장시간 근로는 14.0% 줄었다.
제조업의 경우 주 35시간 이하는 17.9%, 36시간 이상은 7.4% 각각 줄면서 일자리 규모 자체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수 부진이 심화하면서 건설업, 도소매업 등에서 상용직 일자리가 감소하고, 파트타임 같은 단시간 일자리 쪽으로 몰리면서 20대 청년들의 일자리 질이 악화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계속되는 만큼 청년층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추진하는 동시에 질 좋은 일자리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적극적인 알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생계를 위해 단시간이라도 취업하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고용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등을 포함하면 상황은 더욱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 채용 문을 넓히기 위해 고용 쿼터제를 확대하는 등 인위적인 고용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phlox@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