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 "디지털 금융 발전, 예상치 못한 시스템 리스크 초래할수도"

"비은행금융기관 영향력 확대…위기시 변동성·유동성 경색 가능성"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이 3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5 G20 글로벌 금융안정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3/뉴스1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인공지능(AI)과 스테이블코인 등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금융시장 혁신과 함께 예상하지 못한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3일 강조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차관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글로벌 금융 환경은 단기적 불확실성과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증폭되는 전환기적 국면"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 긴장이 완화되지 않고 이어지면서 세계경제 하방 위험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시스템 내부에서도 구조적 도전요인이 부상하고 있다"며 △비은행금융기관(NBFI)의 영향력 확대 △디지털 전환의 급속한 진전 △글로벌 공공 부채 누적을 도전요인으로 꼽았다.

이 차관은 "NBFI는 다변화된 투자 전략과 행태를 보이는 한편, 경기와 시장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며 "이는 위기 시 변동성 확대와 유동성 경색을 초래할 수 있어, 기존 은행 중심의 금융안정체제에 대한 점검과 보완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공지능과 스테이블코인 등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금융시장과 통화체제의 혁신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며 "다만, 디지털 기술 발전이 예상치 못한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개발도상국의 부채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따라서, 개발도상국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G20 공통 프레임워크(Common Framework) 등 국제사회 차원의 노력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차관은 "공급망 재편, 무역 갈등, 디지털 전환 등이 무역 질서와 통화체제 등 국제경제·금융시스템 전반에 변화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또다시 변화의 신호를 점검하고, 대응의 기본 원칙을 마련하며, 국제적 공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전 세계가 직면한 불확실성과 구조적 전환의 물결도 다자간 협력과 정책 공조를 통해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