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지출 27조 구조조정…ODA 예산 1조1000억 감액
[李정부 예산안]저성과·비효율·낭비성 예산을 재구조화…4400여개 사업 예산 줄여
지출 구조조정 예산, AI 등 새 정부 핵심과제에 재투자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총 27조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사업예산 25조 원에 더해, 약 2조 원 규모의 의무지출에 대한 구조조정도 처음으로 시행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큰 폭으로 늘었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1조 1000억 원 감액됐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도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저성과·비효율·낭비성 예산을 재구조화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검토한 1만 7000여 개 예산사업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4400여 개 사업 예산을 줄였다.
단순 감액이 아닌 인공지능(AI) 등 초혁신경제 분야에 재투자해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뒷받침할 핵심 과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ODA 예산은 기재부·외교부·농림축산식품부·보건복지부 등에서 1조 1000억 원 삭감됐다. 기재부의 민간·국제기구협력차관 예산은 올해 7752억 1500만 원에서 내년 2730억 6600만 원으로 5021억 4900만 원 줄었다. 농식품부의 국제농업협력 ODA 예산도 올해 2023억 8200만 원에서 내년 727억 1100만 원으로 감액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ODA가 40% 정도 증가했는데 집행이 안 된 부분 등을 솎아냈다"며 "집행이 덜 됐거나 준비가 부족한 부분들을 감액했고, 급격히 늘어난 항목을 과거의 일반적 증가 추세로 되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쌀 의무수입에 쓰이는 수입양곡대 예산도 439억 9200만 원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폐광대책비 예산은 1186억 4600만 원, 산업단지 환경 조성 예산은 468억 원 각각 감액됐다.
정부는 교육세를 재원으로 하는 교육교부금 배분 구조도 개편한다. 보통교부금 4103억 원을 줄이고, 대학 등 고등교육 부문 투입 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예산안에는 실업급여 도덕적 해이 방지 방안도 담겼다. 직업훈련 생계비 대부 사업 예산은 97억 3000만 원 감액됐고, 사업주 직업훈련 지원금(238억 원)은 전액 삭감됐다.
좀비·우량 중소기업 대상 금융지원은 7000억 원 줄이고 유망기업 투자에 집중한다. 비도전적 소규모 수탁과제 예산 5000억 원도 삭감해 국가임무 대형 과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간 집행이 부진했던 고속도로·국도 28개 건설사업 예산은 6057억 3400만 원 감액됐다. 의대 여건 개선을 위해 마련됐던 1432억 원 예산도 사업 우선순위 조정으로 전액 삭감됐다.
주택구입·전세자금 융자 사업은 우선순위 조정으로 3조 7555억 7400만 원 줄었다. 연례 행사·홍보성 경비도 500억 원 줄일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소극적 재정 운용이 재정 성장률과 세입 기반을 축소시키고 잠재성장률과 경제성장률까지 낮추는 악순환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내년 예산은 늘리되 지출 구조조정을 예년보다 확대해 그 여력을 성장잠재력을 높일 분야에 집중 투자해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고 세입 여건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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