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의 종말?…CD·ATM 이용액 '25년 만에 최저'

디지털 결제 급성장에 ATM 이용액 2000년 2월 후 최저치
"전세계가 '현금없는 사회'…공공재 지정 등 대안 모색"

(자료사진)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현금자동인출기(CD)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금액이 2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바일·오픈뱅킹 확산으로 현금 사용 감소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CD 공동망을 통한 계좌이체와 현금 인출 등의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7% 감소한 12조 7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2월(10조 9706억 원) 이후 최저치다.

이로써 지난 2월(-15.9%) 이후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CD 공동망은 CD와 시중은행 ATM을 포함한다.

이용 건수는 2184만 7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8% 줄었다. 월간 6000만 건도 넘겼던 10년 전과 비교해 CD 이용 건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지난 2월에는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2095만 23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4% 추락해 1998년 2월(1893만 7800건) 이후 가장 낮았다.

현금보다 모바일 간편결제 등 디지털 지급결제 수단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CD 공동망을 통한 거래 금액·건수가 모두 줄어든 상황으로 해석된다.

반면 오픈뱅킹은 2019년 도입 이후 가파르게 성장했다. 오픈뱅킹 이용 금액은 6월 61조 9752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오픈뱅킹 이용액은 68조 5307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후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이용액은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사상 최대에 가까운 60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한은은 최근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은 발권국은 지난 5월 미국, 핀란드, 노르웨이 등 10여 개국 중앙은행·조폐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커런시 콘퍼런스' 출장 보고서에서 "최근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현금 사용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주요국 중앙은행은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특히 △화폐 유통 시스템 효율화 △오프라인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로 현금 기능 보완 △디지털 결제세 도입 △현금과 디지털이 공존하는 생태계 설계 △현금 역할 강화를 위한 공공재 지정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