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LNG 등 1000억달러 에너지 구매…정부, 트럼프 임기 내 이행 방침

관세 협상 합의 따라 미국산 자동차 비관세장벽 완화

사진은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 모습. 2025.4.29/뉴스1 ⓒ News1 DB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합의에 따라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미국의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수입을 허가하기로 했다. 또 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구매도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완료하기로 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성장 전략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한미 관세 협상 합의 내용을 보고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미국산 자동차 수입 시 미국의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수입이 가능해진다. 미국이 요구해 온 자동차 관련 비관세장벽을 완화하는 취지다.

우리나라는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산 자동차의 경우 제조사별로 연간 5만대까지만 미국의 안전기준만 충족해도 수입을 허용해 왔다. 이번 조치는 이 같은 할당 물량의 제약을 없앤 것이다. 다만 미국산 자동차 중 국내에서 5만대 이상 판매되는 차종이 없어 실질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또 이번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미국산 LNG 1000억 달러어치 구매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이행하기로 했다. 구매 품목은 LNG를 포함한 원유 등 석유제품, LPG 등 모든 미국산 에너지 제품이다.

다만 총 3500억달러에 이르는 대미 투자 펀드의 세부 내용과 집행 시한은 별도로 보고되지 않았다. 이 중 1500억달러는 미국 내 조선소 신설 및 인력 양성, 부품 등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및 MRO(정비·운영·수리) 등을 포함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사용하고, 나머지 2000억달러는 반도체·의약품·이차전지·에너지·핵심광물 등 경제 안보 분야 협력에 사용한다는 내용만 담겼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은 시장을 개방했을 뿐만 아니라 그건 엄청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쇄된 국가 한국에서 자동차, 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팔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정말로 한국을 개방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의 폐쇄성은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 같은 비관세 장벽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관련 기준을 미국 기준으로 완화한다는 합의가 이번 협상의 성과라는 의미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