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에 찬물' 건설생산 5분기째 마이너스…2분기도 두자릿수 추락

소비 13분기 감소 끝내고 반등 조짐…감소폭 3년만에 최소
"건설 부진 계속되면 악순환 지속 가능성…특단 대책 필요"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2025.6.2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내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설 경기가 5분기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의 또 다른 한 축인 소비 지표는 점진적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건설 부문은 여전히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경제 전반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 생산, 5분기 연속 감소…소비는 13분기 연속 줄었지만 '반등' 신호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올해 2분기 건설 생산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지난해 2분기 대비 17.5% 감소했다. 1분기(-21.2%)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2분기(-6.0%) 이후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건축(-18.6%)과 토목(-14.3%) 등 공종을 가리지 않고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월별로 보면 하락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5월 이후 올해 6월(-12.3%)까지 1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고, 올해 들어서는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인다.

반면 내수를 구성하는 다른 한 축인 소비는 최근 완만한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불변)는 2022년 2분기부터 13개 분기 연속 감소하며 역대 최장 감소 기록을 이어왔지만, 올해 2분기에는 지난 2022년 2분기(-0.2%) 이후 3년 만에 가장 작은 폭의 감소를 나타냈다. 월별로도 6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하며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소매판매는 2022년 코로나19 종료 후 감소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2분기 3.1% 급감하면서 감소세가 정점을 찍었다. 이는 팬데믹 당시 '보복소비'에 따른 기저효과와 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였다.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12·3 계엄령 사태 등으로 소비심리가 다시 주저앉기도 했지만, 서서히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의 영향으로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2025.7.3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하반기에도 건설 부진 지속 전망…특단의 대책 없으면 단시간 반등 어려워

소비에서 반등 조짐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건설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잿빛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건설 경기 부진이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건설 수주는 지난해 2분기부터 점차 반등하고 있지만, 수주가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통상 1~2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등 부동산 규제를 고려하면 건설 경기가 단시간에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에는 주택뿐만 아니라 교통 등 인프라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문들을 부양해야 내수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수의 각 부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내수 회복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소비 회복세를 유지하는 한편, 건설 부문 침체를 완화할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교수는 "소비 쿠폰 발행을 통해 소비를 일시적으로 늘릴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결국 단기 반등에 그칠 수 있다"며 "건설 부문 부진이 더 장기화된다면 소득과 소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설 부문은 연계 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속적인 내수 진작을 일으킬 수 있는 부문인데, 새 정부가 아직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며 "내수의 본격적 반등을 위해서는 건설 부문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