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글로컬 어촌 플랫폼, 2025 세계어촌대회를 준비하며
(서울=뉴스1) 조정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 바다는 인류 문명의 요람(搖籃)이자 생명의 근원이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 연명하던 수렵·채집 시대부터, 해상무역과 수산업 개발을 기반으로 한 해양도시 문명에 이르기까지 어촌은 늘 그 중심에 있었다.
한반도만 해도 삼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산물은 국민들의 주요 식량원이자 교역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바다 곁에는 언제나 '어촌'이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산업구조 변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작은 어촌마을은 점차 주변부로 밀려나고 위축되고 있다. 젊은 인구의 이탈, 고령화, 자원고갈, 기후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오늘날 세계 각국의 어촌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지구 공동체 전체에 당면한 위기이다. 왜 우리는 어촌문제를 중요한 위기로 인식해야 하는가? 어촌은 식량안보, 생물다양성, 지역소멸, 어업유산,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어젠다의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바다와 공동체에 당면한 위기에 대응하고자 지난 2023년 처음으로 창설된 세계어촌대회는 시의성과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세계어촌대회는 지구촌의 어촌공동체와 어업인, 전문가, 정책결정자, 그리고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어촌의 지속가능성과 발전을 논의하는 국제사회에서 유일한 글로컬 어촌 플랫폼이다. 단순한 학술 포럼이나 홍보전시를 넘어, 세계 어촌과 어업인의 삶과 문화, 미래 발전을 논의하고, 실질적인 협력과 상생방안을 찾는 '정책외교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부산과 제주에 이어서 세 번째로 추진되는 '2025 세계어촌대회'는 공항·항만 등 세계 관문도시 인천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지난 대회의 성과를 확대하고, 미비점을 보완하여 차별성을 갖도록 준비하고 있다.
먼저 초청국가를 확대하고, 전문가, 유관기관, 어업인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공식·협력세션을 통해 기후변화, 수산자원 회복과 부가가치 창출, 청년·여성어업인 역할 강화, 국가·지역 간 협력·연대 등 국경을 초월한 당면한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둘째, 전 세계 어촌의 매력성과 역사· 문화적 다양성을 재조명해 국민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어촌 빌리지'를 통해 세대와 지역을 이어 온 노동의 가치, 바다를 대하는 인식과 태도, 전통과 풍습, 공동체의 삶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셋째, 세계어촌대회는 단발성 행사로 성과가 휘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참가국의 국장급이 참여하는 ‘국가 대표자 회의’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어촌 발전 비전을 함께 마련하고 그 실천적인 이행노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대표자 회의에서 논의되는 정책 제안과 실천 과제들은 각국 정부의 수산·어촌정책에 반영될 수 있고, 국제기구 등과 협력하여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세계어촌대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세계화'와 '지역화'의 조화를 이루는 데 있다. 각 지역의 고유한 어촌문화와 산업을 보존하면서도, 이를 글로벌 관점에서 연결하고 협력하는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지속 가능한 지구 공동체를 향한 인류의 여정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인류의 미래를 지탱할 해답은 거창한 곳이 아닌, 어쩌면 가장 오래되고 작은 어촌마을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각국의 어촌이 지속가능하고 존중받는 일터·삶터·쉼터로 남기 위해 세계어촌대회는 전 세계의 시선과 관심, 그리고 행동을 모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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