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쌀 시장 개방 논의 없었다…다른 나라 비해 좋은 결과"(종합)

김정관 "피 말리는 협상…좋은 결과라기 보다는 최악 막아"
여한구 "통상환경 근본적 변화…제도 재정비해 적극 대응해야"

한미 관세협상을 마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통상 협상단이 1일 오후 인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5.8.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임용우 김승준 기자 = 미국과 통상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협상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 측이 주장하는 쌀 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향후 미국과의 세부협상은 능동적·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마친 소감에 대해 "지난 1주일간이 전쟁과 같은 협상 과정이었다"며 이처럼 말했다.

구 부총리는 "대통령실 중심으로한 관계부처가 수시로 소통하고 전략도 잘 수립해서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국민들이 성원, 기도해주셔서 타결된 나라 중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가 문제인데 사람들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이야기 하지 않느냐"며 "이번에 마련된 협상안을 갖고 구체적 전략을 수립해서 미국과의 세부협상에서 소극적·수동적이기 보다는 적극적·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와 관련해서는 "1500억 달러는 조선업에 전략 투자하기로 했는데 당장 국내에서 어떻게 전략적으로 접근할건지 챙기겠다"며 "2000억 달러의 안보전략분야는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분야별로 어떻게 협력할 수 있지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구 부총리는 "미국과 협력하는 분야에 있어서 잘하면 오히려 긍정적·적극적으로 한국산업을 글로벌 1등으로 만들 수 있다"며 "미국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이 뛰어나고 한국은 제조업이 뛰어난 만큼 AI 제조, 디지털 제조 혁신을 통해 국운융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분기별 점검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공장 설립, 물류 등 규제가 많다"며 "점감단이 규제를 완화해주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통로가 되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오히려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좋으려고 투자하지만, 세부적 계획을 잘 세우면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서 한국경제가 다시 세계 1등으로 갈 찬스"라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천사도 디테일에 있다. 상호 윈윈(win-win)하는 호혜적 협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장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2025.8.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김정관 "러트닉, 불리한 말하면 25% 언급하며 일어나려…최악 막아"

함께 귀국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협상을 마친 소회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논의하다가 불리해지면 '관세 25%를 하자'며 의자에서 일어나려고 했다"며 "그러면 저희들이 붙잡고 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피가 말린다는 말이 실감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앞으로가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 기업,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을 생각할때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훨씬 강해져야 한다"며 "우리 산업, 기업 경쟁력을 더 강화해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열심히 해볼 것"이라고 했다.

품목별 관세 중 철강관세가 50%로 유지되고, 자동차는 15%로 인상된 만큼 산업 지원책이 있는지 묻자 김 장관은 "이번 관세협상은 결과가 좋다는 의미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막은 것"이라며 "만약 이번에 협상 타결이 안됐으면 있었을 후폭풍을 생각하면 불확실성을 막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차 관세는 마지막까지 아쉽게 생각한다"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 2.5%)격차에 대해서는 기업 협력, 원가절감, 경쟁력을 제고해 격차를 극복하고 미국에서 경쟁하도록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이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갈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김 장관은 "수익 구조 관련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며, 저희가 이해하기로는 재투자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펀드 논의 과정에서 구체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대해 "저희가 제시한 아이디어는 현지 조선소 투자, 현지 노동 인력 교육 양성, 현지 조선 생태계 조성 등이 종합적으로 포함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산업이 낙후됐으며, 한국이 빨리 마스가 프로젝트를 시행해달라는 바람이 있었다.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하면서 느낀 것은 미국 통상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트럼프 1기때와도 다른 뉴노멀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번에는 위기를 잘넘겼지만 앞으로는 언제 비관세 압박이 들어올지 안심할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번을 계기로 제도적으로 재정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농산물 검역 관련 질의에 "농산물 검역단계 줄이는 것은 국내적으로 협의가 이뤄진 바 없다"며 "검역단계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8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구체적 협의 사항이 있으면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