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해 韓 성장률 전망 1.0→0.8% 하향…내년은 1.4→1.8% 높여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다만 내년 전망치는 1.4%에서 1.8%로 0.4%p 높였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7월 세계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0.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IMF는 8월 1일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종료되더라도, 실제 인상은 이뤄지지 않고 현재 수준에서 관세율이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전망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라훌 아난드 IMF 한국미션단장은 기재부에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은 국내 정치 및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등으로 예상보다 부진했던 상반기 실적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아난드 단장은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 경기회복세가 시작돼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므로 2026년 전망을 1.4%에서 1.8%로 상향했다"며 "두 차례 추경을 포함한 완화적 정책기조,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2분기 중반 이후 개선된 소비·투자 심리 등에 바탕을 뒀다"고 밝혔다.

IMF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한은·KDI·ADB의 1.6%보다 0.2%p 높은 수준이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로 기존 대비 0.2%p 상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과 주요국 협상에 따른 실효 관세율 하향, 고관세 우려에 따른 조기선적 증가, 달러 약세 등 금융 여건 완화, 주요국 재정 확대 등을 고려한 것이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0.1%p 상향해 3.1%를 전망했다.

IMF는 올해와 내년 선진국 그룹(한국·미국 등 41개국)의 성장률을 각각 0.1%p 상향해 1.5%, 1.6%로 제시했다. IMF는 이번 전망에서 한국을 제외한 미국·유로존·일본·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2025년 1.9%·2026년 2.0%)은 성장률은 관세 인하, 금융 여건 완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세법 개편 효과 등으로 각각 0.1%p, 0.3%p 상향했다.

유로존(1.0%·1.2%)의 경우 아일랜드의 의약품 대미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성장은 소폭 상향했지만, 내년은 조기선적 효과 등이 소멸하면서 기존 전망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인도·러시아 등 155개 신흥개도국 그룹의 올해 성장률은 4월 전망 대비 0.4%p 상향한 4.1%, 내년은 0.1%p 상향한 4.0%로 전망했다.

중국(4.8%·4.2%)은 올해 예상보다 견조한 상반기 실적, 미중 관세 인하 등을 반영해 상향했지만, 내년에는 조기선적 효과가 희석될 것으로 보고 상향 폭을 다소 축소했다.

물가상승률의 경우 2025년 4.2%, 2026년 3.6%로 전반적인 하향세를 전망했지만, 국가별로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2025년 물가상승률의 경우 선진국은 4월 전망(2.5%)을 유지한 반면, 신흥국은 0.1%p 하향한 5.4%로 전망하였다.

미국의 경우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전가되면서 2025년 하반기까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2026년에도 목표치인 2%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유럽의 물가는 유로화 강세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세계 경제에는 상방보다 하방리스크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통상정책의 향후 흐름을 핵심 변수로 꼽았다.

하방 요인으로는 실효 관세율 상승, 관세 협상 결렬 등 정책 불확실성 확대가 기업 투자와 무역 투자 흐름을 위축시켜 성장세를 약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지정학적 긴장이 공급망과 물가에 추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미국·프랑스 등 주요국의 높은 재정적자·국가부채로 인한 시장 신뢰 악화, 장기금리 상승 등은 글로벌 금융 여건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무역 협상이 성과를 낼 경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촉진하며 세계 경제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IMF는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예측가능한 무역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산업정책 설계와 지역·다자간무역협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국방 등 필수 지출은 유지하되, 중기 재정계획을 수립하고 세입 확충과 지출 효율화를 통해 재정 여력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물가안정과 금융시장 안정 간 균형을 유지하면서, 성장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