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자, 19년만에 최대폭 감소…경력 선호·수도권 쏠림 심화

6월 청년 취업자 17.3만명 줄어…2006년 이후 최대 감소
경력 원하는 기업이 82%…구직자 63%는 수도권만 선호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 모습. 2025.5.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달 청년 취업자가 1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와 미국발(發) 관세 여파, 경력직·수도권 근무 선호 등 기업과 청년 구직자 간 미스매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청년 일자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6월 전체 취업자는 2909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만 3000명 증가했다.

다만 연령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지난달 60대 이상 취업자는 704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만 8000명 늘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362만 5000명으로 전년(379만 8000명)보다 17만 3000명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는 2022년 11월부터 32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달 청년 취업자 감소 폭은 6월 기준으로 역대 5번째 규모다. 지난 2006년(-18만 4000명) 이후 19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달 청년 고용률은 45.6%를 기록해 지난해 5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모두 줄면서 20대 '쉬었음' 인구(39만 6000명) 역시 14개월 연속 증가했다.

청년 일자리가 감소한 데에는 제조업(-8만 3000명), 건설업(-9만 7000명) 등이 부진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에 따라 청년층의 취업문이 과거보다 좁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 결과를 보면, 민간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상반기 채용공고는 현재까지 14만 4181건이다. 그중 경력직만을 원하는 기업은 82.0%(11만 8228건)에 달했다. 반면 신입 또는 경력을 원하는 기업은 15.4%, 신입만을 채용하는 기업은 2.6%에 불과했다.

실제 대기업에 근무하는 20대 청년층은 감소세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1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67곳의 임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임직원 중 20대의 비중은 21.0%로 2022년(24.8%)보다 3.8%포인트(p) 줄었다. 임직원 수는 24만 3737명으로, 2년 전(29만 1235명)보다 4만 7498명(16.4%) 감소했다.

이외에 수도권 내 근무를 선호하는 청년들이 많은 반면, 일자리는 한정적인 것도 취업자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 구직자 275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3%가 '지방 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기피 이유로는 '주거·생활·교육 인프라 부족'이 55%로 가장 많았고, 가족·지인과의 거리감(20%), 타지 생활에 대한 불안(13%) 등이 뒤를 이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대기업 선호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일자리까지 줄어들며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다"며 "신산업 분야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미스매치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가 크다고 보고,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과 직업훈련·일경험 등 일자리 사업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학업과 병역 이행 등으로 사회 진입 연령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이라며 "AI 등 첨단 분야 중심의 직업훈련과 일경험 기회를 확대하는 등 조기 진입을 위한 구조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