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31.1%·돼지고기 9.5%↑…생산자물가 석 달 만에 상승

6월 농림수산품 0.6% 올라…소비자 밥상물가 전가 우려

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생산자물가가 석 달 만에 상승했다. 주로 농림수산품이 올라 최근 폭우·폭염 영향과 더불어 밥상물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우려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77로 전월(119.64) 대비 0.1%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2~3월 강보합 수준을 나타내다 4월(-0.2%), 5월(-0.4%) 하락한 이후 3개월 만에 상승했다.

특히 농림수산품 상승률이 전월 대비 0.6%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축산물(2.4%), 농산물(1.5%) 물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구체적으로 배추(31.1%), 돼지고기(9.5%), 달걀(4.4%), 쌀(3.4%) 등의 품목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돼지고기 생산량이 줄고 달걀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했다"며 "돼지고기의 경우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돼지 도축량 감소가, 달걀은 노계의 생산성 하락과 질병 발생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농산물의 경우, 쌀과 배추의 공급량 축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배추는 지금 출하되고 있는 봄배추가 출하 후기로 가면서 생육기 고온 현상, 병해 등에 작황 부진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는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이전 기업(생산자) 간에 거래되는 가격을 보여준다. 소위 '사장님'들에게 중요한 물건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6월 공산품은 컴퓨터·전자·광학기기(-0.6%) 등이 내렸으나 석탄·석유제품(1.2%) 등이 올라 보합세를 보였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2.4%) 등의 영향으로 한 달 새 0.1% 하락했다.

서비스는 금융·보험(2.5%), 부동산서비스(0.2%)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특히 금융·보험업에서 위탁매매수수료(10.8%) 오름세가 가팔랐다.

지난달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은 앞으로 생산자물가에 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팀장은 "유가가 지난 6월 두바이유 기준 8.7% 상승했던 것이 이번 생산자물가에 일부 반영됐지만, 시차를 두고 7월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월 들어 현재까지도 유가·환율이 전월보다 소폭 올랐다"면서 "앞으로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커서 변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7월 주택용 전력,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은 인하돼 이 부분은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치솟았던 사과·배 생산자물가는 6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8.6%, 49.1% 크게 하락했다. 이 팀장은 "지난해 사과·배 생산이 2023년보다는 늘어 가격이 전년 대비 내려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