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취업자,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경기 침체 직격탄

상반기 14.6만명 줄어…1999년 -27.4만명 이후 최대
건설생산 감소 영향…"23년말부터 수주 개선됐지만, 영향 지켜봐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2025.6.2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 수가 200만 명 아래로 떨어지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건설 경기 침체가 고용시장까지 번지며, 한국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는 193만 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만 6000명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1999년 상반기(-27만 4000명) 이후 26년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감소 규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상반기(-3만 5000명), 유럽 재정위기 당시였던 2013년 상반기(-3만 7000명),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 하반기(-10만 6000명) 당시보다도 크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10만 2000명이 줄어든 데 이어 올해 들어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건설업 취업자는 2020년 상반기(196만 6000명) 이후 5년 만에 다시 20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규모로는 2016년 하반기(192만 6000명) 이후 가장 적다.

연령대별로는 20대(-4만 3000명)와 50대(-6만 8000명)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20대는 신규 채용 축소, 50대는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 고용 부진은 경기 후행 지표라는 점에서 업황 침체가 심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공사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특히 올해 1분기 감소율은 -21.2%로, 지난해 3분기(-9.1%), 4분기(-9.7%)보다 더 악화했다.

건설업은 GDP의 15%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자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 경기 진작 수단으로 자주 활용된다. 반대로 위축 시 고용과 생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1분기 건설투자는 GDP 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리며 전체 성장률을 제약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수주 상황은 일부 개선 조짐이 보인다. 건설 수주는 2023년 말부터 반등했지만, 실제 공사로 이어지는 데 시차가 존재하며, 미국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해 회복세를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4~5월부터 건설업 부진이 시작해서 이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최근 3개월 동안은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축소되고 있다"며 "2023년 말부터 건설 수주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건설업 고용의 개선 여부는 향후 몇 달 정도 통계를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