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실증장비 확충…스타 팹리스 기업 20개 육성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미니팹 구축에 4469억 투입
석·박사 인력에 일경험 제공…반도체 실증 예산도 400억 추가 확보

반도체 웨이퍼.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국내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실증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비를 확충한다. 또 정부는 스타 팹리스 기업 20개를 육성하고, 국내 신진 석·박사 인력에게 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연수·연구 프로그램도 새롭게 도입한다.

정부는 15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 선점을 위한 재정투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AI 반도체 시제품의 실증을 위해 실증 장비를 새롭게 도입한다.

대당 70억 원 상당의 설계 오류 검증 장비는 내년부터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공공부문에 1대만 구축돼 있는 이 장비가 확충되면 팹리스 기업들의 제품 검증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시제품 제작 이후 성능 검증을 위한 실증 장비도 올해 안으로 도입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23억 원을 추경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기존 예산 72억 원에 더해 총 96억 원을 장비 지원에 활용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첨단 반도체 양산 연계형 미니팹(성능평가시설) 구축 사업에도 2031년까지 4469억 원을 투입한다. 이 미니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실제 양산 환경에 근접한 수준으로 조성돼 소부장 기업의 실증 테스트를 지원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산학연 현장형 첨단 기술개발과 전문 인재 양성 등 K-반도체 혁신 생태계 조성도 병행된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중소 팹리스들을 선진국처럼 키워나갈 필요성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관련 자동화 장비. ⓒ News1 김영운 기자

정부는 팹리스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타 팹리스' 육성 대상을 기존 15개 사에서 20개 사로 확대한다. 해당 기업에는 R&D 자금을 집중 지원해 AI, 차량용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촉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차세대 첨단 반도체 핵심기술의 조기 확보를 위해 NPU(신경망처리장치), PIM(Processing-In-Memory) 인공지능 반도체 등 주요 플래그십 R&D 사업에 대해 정부는 2026년까지 예정된 예산의 15% 이상을 확대해 투입한다.

국산 AI 반도체 상용화를 위해 실증 사례(트랙레코드) 확보 지원도 병행된다. 정부는 244억 원을 투입해 서버, CCTV, 드론 등 다양한 활용처에서 AI 반도체 실증을 위한 과제 18건 이상을 운영 중이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400억 원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해외 실증지원 예산도 기정 54억 원에서 추경을 통해 108억 원으로 두 배 확대된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에도 NPU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만, 미국 기업들과 달리 수요 기업에 납품하기 위한 실증 경험이 부족하다"며 "해외 실증을 통해 신뢰 기반을 쌓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도체 인재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신진 석·박사 대상 R&D 연수·연구 프로그램을 2026년부터 신설한다. 이 프로그램은 석·박사급 연구자들이 기업 현장에서 실무형 과제를 수행하며 경험을 쌓고, 동시에 기술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해외 고급 연구 인력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한 '인바운드 글로벌 공동연구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특히 인력 양성을 위한 반도체 아카데미도 전국으로 확대된다.

정부 관계자는 "신진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R&D 과제를 제공해 스타 연구자로 발돋움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취업까지 연계돼 국내에 잔류하며 연구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