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겹악재 '보릿고개' 우려…"올해 韓 1.1% 성장" 전망도
수출 냉기 심해졌다 "1월 전기비 15.5% 급감 예상"
내수는 계엄 결정타 맞아…"상반기 경기 회복 제한"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내수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수출 둔화 흐름마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새해 한국 경제가 '보릿고개'를 통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 내수 심리를 악화하는 요인이 겹친 와중에 그나마 경기를 지탱해 주던 수출마저 기운이 빠질 경우 한국 경제는 기댈 곳 없는 고립무원의 상태가 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다소 충격적인 1.1%로 예상하는 기관까지 등장했다. 이달 수출이 전년 대비 15% 넘게 급감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31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비슷한 추세가 계속돼 1월 전체 수출이 감소한다면, 지난 2023년 10월부터 이어진 수출 증가세는 16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하게 된다.
게다가 다음 주 설 연휴가 찾아오는 탓에 이달 전체로는 전년 동기비 15% 이상의 수출 감소율이 기록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1월 말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를 고려하면 1월 전체 수출액은 15.5%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당 전망이 현실화하면 1월 수출은 2023년 7월(-16.2%) 이후 1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게 된다.
통상 당국은 조업일수가 감소했을 뿐 일평균 수출은 소폭 늘었다면서 이번 감소는 일시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반도체 외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이 줄어, 보다 오랜 둔화 행진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경계를 늦출 수 없다.
JP모건은 "1~2월 통계는 음력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불규칙할 수 있지만 주요 교역국 간 무역 긴장이나 관세 영향이 있기 전임에도 실망스러울 정도로 약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2021년 이후 가장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며 "선박, 자동차마저 감소하는 등 내용상으로도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수출 부진은 한국 경제를 더욱 구석으로 몰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경제 성장의 양대 축인 수출·내수 중 내수의 경우 오랜 고물가, 고금리에 짓눌려 바닥을 친 뒤 천천히 회복하기만 기다리던 참이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와 연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소비 심리가 빠르게 냉각됐고, 최근까지도 해빙 조짐은 뚜렷하게 나타나질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1%(속보치), 그중 내수 부문 성장률은 마이너스(-) 0.1%로 집계돼 작년 11월 기댓값을 크게 밑돌았다.
당초 한은은 내수가 4분기 성장을 보완하면서 전체 0.5% 수준의 실질 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지만, 계엄 등으로 인한 경제 심리 악화와 건설 경기 둔화 등에 연말 내수가 얼어붙고 만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기업 투자 둔화도 우려되는 만큼, 수출 부진은 성장을 빠르게 위축시키는 결정타가 될 수 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반등 지연에 수출 둔화가 더해져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상반기 경기 회복은 제한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글로벌 제조업 회복과 트럼프 불확실성 해소가 반영될 시점은 2분기"라고 지목했다.
리서치 전문기업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작년 4분기 소비 둔화는 실업률 상승 등 고용시장 부진과 같은 맥락으로, 지속되는 정치 위기가 경제 성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올해 한국 성장률을 1.1%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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