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언제든 가능'하다는 정부…전제 조건은 '여야 합의'
崔대행 "재정 기본원칙하에서 추가 재정 투입 논의"
어제도 빈손으로 돌아간 與野…합의 가능성 '미지수'
- 손승환 기자,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전민 기자 =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여야 정치권과 구체적인 재원 투입에 있어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미 편성한 올해 예산을 집행하는 게 우선이지만, 여야 합의가 전제된다면 시기와 관계없이 추경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현재 추경을 비롯해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보강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국회·정부 국정협의회가 조속히 가동되면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가장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는 재정의 기본 원칙하에서 (추가 재정 투입을) 함께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추경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 권한대행이 직접 '추경'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정치권 및 경제계에서 연일 추경 필요성을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이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는 당초까지만 하더라도 추경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12·3 계엄사태 이후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최 대행은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생이 여러 가지로 어렵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는 전적으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고 동의한다"며 추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계엄사태 이후 소비 등 내수 지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을 하회할 것이란 주요 기관 전망도 나오면서 재정 확장 기조로의 필요성이 대두된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사실 언제든 추경 준비가 돼 있다"라면서도 "아직 1월이니 일단 편성된 예산을 먼저 집행하자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정부가 하고 싶은 것만 해선 야당과 협의가 안 되니 그런 차원에서 추경을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추경을 한다면) 어떤 맥락에서 필요한 것이고, 언제 해야 하는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야가 추경안을 두고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선 더불어민주당의 '전국민 지원금발(發)' 추경 카드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핵심 공약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로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총 13조 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22일)에도 회동을 통해 민생 법안 처리 여부와 국정협의체 실무협의 일정에 대해 조율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한 채 자리를 떴다.
이날 합의가 불발된 원인도 추경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다.
민주당은 탄핵 국면으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감안해 추경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배정된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지역화폐도 지자체가 발행하고 정부가 이를 일부 보전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정부가 다 부담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며 "다만 지역화폐는 민주당의 상징인데 여당이 수용하고 합의에 이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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