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다녀오고도 뭉갠 '재정준칙' 법안…논의 지연에 속타는 기재부
의원들, 유럽가서 현황파악까지 했는데…논의조차 못 해
5월 처리 불투명…기재부 난감함 역력 "필요성 계속 설명"
- 이철 기자, 한상희 기자
(세종=뉴스1) 이철 한상희 기자 = 나랏빚을 함부로 늘릴 수 없도록 하는 '재정준칙'이 국회 소위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기획재정부의 기다림이 길어질 전망이다.
앞서 기재부는 재정준칙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하며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정준칙 사례를 보겠다며 해외 출장까지 다녀온 여야 의원들이 막상 해당 법안을 논의조차 하지 못하면서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전날(16일) 국회에서 재정준칙 도입을 골자로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논의되지 않자, 기재부 안팎에선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기재부 관계자는 "입법권은 국회의 고유권한"이라며 "계속 설명드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5~16일 경제재정소위를 열었다. 하지만 사회적경제기본법을 두고 여야가 진통을 거듭하면서, 후순위였던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재정준칙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때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관리하는 일종의 상한선이다.
기재부는 그간 수차례 재정준칙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확장재정으로 나랏빚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가채무는 1067조7000억원으로 2017년 660조2000억원에서 5년 만에 400조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49.6%로 5년 전보다 13.6%포인트(p) 상승했다.
기재부는 소위 시작 전날인 14일 예정에 없던 참고자료를 배포하면서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소위 마지막날인 16일 국회를 방문해 야당 의원들을 만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재정준칙은 105개국에서 도입 중이며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튀르키예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도입한 보편적인 제도"라며 "국제기구, 신용평가사 등에서 재정준칙 입법화를 주목하고 있고 법제화 시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재부는 복지지출 감소 우려 등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의무지출이 대부분인 복지지출은 예산편성 시 우선반영돼 준칙도입으로 제약될 가능성이 작다"며 "핀란드·스웨덴 등 북유럽 복지국가의 경우, 우리보다 엄격한 준칙을 운용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총지출·복지지출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여당은 전날 검토하지 못한 법안들에 대해 추가 논의를 야당에 제안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5월 임시국회 내 법안 처리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기재위 소속 일부 여야 의원이 지난달 재정준칙 법제화에 대한 실상 파악을 위해 유럽 출장까지 다녀왔음에도, 이에 대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상황이다.
일단 기재부는 야당에 대한 설득작업을 계속할 계획이지만, 내년 총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 지출을 줄이는 재정준칙 도입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준칙은 중장기적인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계속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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