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읽는 경제]'순풍산부인과' 삼겹살 4000원 시절…이젠 2만원 시대
1998년 물가상승률 7.5%…올해 24년만의 고물가 쇼크
- 김성은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돼지네집' 삼겹살이 1인당 4000원이니깐 셋이 배터지게 먹어봤자 6인분이면 될 테고…. 4000원 곱하기 6은 2만4000원. 거기다 소주 두병 먹어도 넉넉잡아 3만원이면 떡을 치겠지. 이왕 인심쓰는 거 기분좋게 쓰자."
지난 1998년 방영된 SBS 일일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박영규(박영규 분)는 일전에 깐풍기를 얻어먹은 김찬우(김찬우 분)와 권오중(권오중 분)에게 월급 받은 기념으로 저녁 식사를 쏘겠다고 공언한다. 평소 뻔뻔한 박영규가 얄미운 김찬우는 박영규가 쏜다는 말에 병원 간호사 3명까지 모조리 끌고 비싼 '갈비집'으로 간다. 이윽고 권오중까지 합류해 총 6명이 뭘 먹을지 고르기 시작하는데….
'등심 1만4000원, 생갈비 1만2000원, 갈매기살 7000원, 삼겹살 5000원.'
짠돌이 박영규는 어떻게든 삼겹살을 시킬 방법을 강구하지만 김찬우는 보란 듯이 등심 4인분과 생갈비 4인분부터 시킨다. 박영규는 내야 할 돈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이렇게 6명이 먹은 저녁 식대로는 18만5000원이 나온다. 박영규는 술에 취한 척하면서 완전히 널브러진다. 결국 김찬우가 벌레 씹은 얼굴로 마지못해 식대를 낸다.
24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순풍산부인과' 방영 시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덮쳤을 때였다. 극중 반백수인 박영규는 기업들의 연쇄 도산으로 대량 실업을 겪었던 당시의 아픈 시대상을 반영하는 인물로 등장했다. 이를테면 깐풍기를 얻어먹겠다면서 한 그릇을 당당히 비워내는 박영규의 뻔뻔한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긴 했으나, 당시 실업률은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2.6%에서 이듬해인 1998년 6.8%로 치솟았을 정도로 매우 심각했다. 이어 1999년에는 6.3%, 2000년 4.1%로 점차 감소세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7년 4.4%에서 이듬해인 1998년 7.5%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외환위기로 달러·원 환율이 한 때 2000원까지 치솟았고, 그에 따른 여파로 수입물가가 급등하면서 몇 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가 오르는 효과가 발생했다. 그 후 1999년에는 오름세가 둔화하며 0.8%까지 감소했으며, 2000년에는 2.3%로 다시 증가했다.
이같은 고(高)물가 쇼크는 IMF 위기 이후 24년 만인 올해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입물가를 밀어 올렸고, 이는 다시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를 기록했다.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고물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6%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상승의 주범인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곡물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7~8월에는 추석 성수품 수요마저 몰리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순풍산부인과가 방영된 1998년과 비교해 물가는 얼마나 올랐을까. 드라마에는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1인분 가격이 4000~5000원으로 반영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가격은 이제 눈을 씻고 찾아봐도 구경하기 어렵게 됐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삼겹살 '2만원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삼겹살 외식비는 서울 기준 1만7783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지수(2020년=100)로 살펴보면 1998년 61.3에서 2021년 102.5로 67.2% 올랐다.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면 물가가 전반적으로 1.7배 뛰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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