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본예산 대비 세수오차 61조…부동산 호황에 양도세 급증(종합)
2021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잉여금 23.3조, 7년째 흑자
"하반기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전망 틀려…코로나에도 경기 호조"
- 권혁준 기자, 김혜지 기자
(세종=뉴스1) 권혁준 김혜지 기자 = 지난해 국세 수입이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대비 29조8000억원이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예상보다 빠른 경제회복세를 보인데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을 빗나가 호황이 계속된 영향이다.
당초 정부가 최초 예상했던 본예산 편성 대비로는 무려 60조 이상의 사상 최대 세수 오차가 발생해 세수 추계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와 감사원은 지난 10일 오후 비대면으로 2021 회계연도의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하고, 지난해 정부의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총세입은 524조2000억원, 총세출은 496조9000억원으로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잉여금은 2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이월액 4조원을 제외한 일반·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23조3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나라살림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 연속 재정 흑자를 이어가게 됐다. 앞서 세계잉여금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2015년 2조8000억원, 2016년 8조원, 2017년 11조3000억원, 2018년 13조2000억원, 2019년 2조1000억원, 2020년 9조4000억원 흑자를 나타낸 바 있다. 20조원이 넘는 지난해의 흑자 폭은 최근 7년간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흑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국세 수입 등 총세입이 예산보다 더 많이 걷혔기 때문이다. 총세입은 524조2000억원을 징수해 전년 대비 58조7000억원, 2차 추경 대비 17조5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국세 수입 실적이 344조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58조5320억원(20.5%) 증가했다. 작년 2차 추경 대비로는 29조8000억원, 최초 본예산 기준으로는 61조4000억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해 세수 추계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법인 영업익 급증' 법인세 14.9조↑…부동산 활황에 양도세 13.1조↑
기재부는 지난해 국세수입이 크게 증가한 이유에 대해 빠른 경제 회복과 함께 부동산·증권 등 자산 관련 세수의 호조 지속 등을 꼽았다.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부가가치세 등 경제회복 관련 세수가 전년 대비 38조3000억원(65.5%)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업황 개선 등에 따른 사상 최대치의 수출로 법인 영업이익의 급증하면서 법인세만 14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또 소비와 수입 증가 영향으로 부가가치세가 2조7000억원 더 걷혔고, 근로소득세 6조3000억원, 증권거래세는 1조5000억원 더 들어왔다.
여기에 더해 양도소득세와 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자산관련 세수도 1년 전보다 17조2000억원(29.3%) 늘었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전년 대비 13조1000억원이 더 걷혔고, 증여세도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종부세 역시 공시 각격 상승과 공정시장가액 비율의 인상에 따라 2조5000억원 더 들어왔다.
우발세수에 속하는 상속세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관련 상속세가 2조3000억원 걷힌 등의 영향에 힘입어 전년 대비 3조원(5.2%) 증가했다.
◇예상보다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초과세수 3분의 1이 양도세
본 예산 대비 61조, 2차 추경 대비 30조원에 가까운 초과세수가 발생한 원인을 살펴보면,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지속하지 못한 탓이 컸다. 정부는 당초 작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세금도 덜 걷힐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호황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관련 초과세수가 커졌다.
양도소득세는 예산 대비 11조2000억원이 더 들어왔다. 오차율은 44.1%에 달한다. 전체 초과세수의 3분의 1이 넘는 비중이다.
같은 선상에서 상속증여세는 3조원, 종부세는 1조원이 더 걷혔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경제회복 관련 세수도 예산 대비 14조5000억원(48.5%) 늘었다. 이 중 법인세는 3조원, 부가세는 1.9조원, 증권거래세는 2.0조원 더 들어왔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11~12월에 국세수입이 덜 걷힐 것으로 예상했는데, 수출이 사상 최대였고 부동산 시장도 가격이 생각보다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코로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경기가 생각보다 좋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외수입은 당초 예산보다 12조3000억원이 덜 걷혔다. 소상공인·취약계층 등 민생 경제 지원이 있었고, 국채시장 안정과 재정건전성을 위한 국채발행 축소 등에 따른 공자기금 예수금이 15조8000억원이나 줄어든 것 등이 원인이다.
총세출은 예산현액(예산액+전년도 이월액) 509조2000억원 중 496조9000억원을 집행해 전년 대비 43조1000억원 증가했다. 예산집행률은 97.6%로 전년(98.1%)보단 소폭 하락했다.
◇초과세수 바탕 '잉여금'으로 추경 편성…국회 논의 중
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에서 18조원, 특별회계에서 5조3000억원 흑자를 나타냈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교부금 정산에 쓰인 뒤 공적자금 출현, 채무상환, 추가경정예산 편성 또는 세입이입에 순차적으로 쓰인다.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개별법령에 따라 자체세입 조치된다.
정부는 현재 초과세수를 바탕으로 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현재 논의 중이다.
불용예산은 8조4000억원으로 전년(6조6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용률은 1.6%로 전년(1.4%) 대비 0.2% 포인트(p) 상승했다.
정부는 마감 실적을 기초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원 결산검사 후 5월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추세선' 도입해 세수오차 막는다…외부 검증도 강화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오차를 기록한 데 대해 추계 모형부터 사후 평가까지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기존 회귀모형 보완을 위해 '추세선' 분석을 도입하고, 민관 합동 세수추계위원회를 신설해 외부 검증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추계모형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형에 활용하는 경제 지표를 개선한다. 지표별로 복수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고려하고 자문 기관도 다양화해 특정 연구기관의 전망 오차가 야기하는 세수 오차 위험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세수 이상 징후를 빠르게 감지하기 위해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구축해 중간점검을 활성화하고, 사후 추계 결과에 대한 성과 평가 시스템도 마련한다.
고광효 조세총괄정책관은 "지난해 대규모 세수 오차가 발생한 것은 코로나19 회복기의 전례 없는 경제 불확실성에서 기인했다고 설명해왔다"면서도 "이런 현상을 사전에 분석해 인지해내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업무체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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