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분류에 원전 배제…한수원 이어 산업부도 '합리적 근거' 요구

환경부 '녹색분류체계' 발표…수십조 녹색금융 지원 가이드라인
원전업계 "LNG보다 친환경적, 과도기 감축수단"…환경부, EU 결정 등 고려

조현수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이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의 지속가능한 보전, 자원순환, 오염방지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 6대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을 분류한 것이다. 2021.12.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환경부가 녹색금융 지원의 근거가 되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에서 '원자력발전'을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재검토를 요청해 온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내부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환경부는 이번 분류체계에 LNG발전은 포함시키면서 '과도기적 필요성'을 애써 강조했지만, 원전 결정에 대해선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30일 환경부는 친환경 경제활동의 원칙과 기준을 담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발표했다.

K-택소노미는 해당 산업이 친환경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정부 기준이다. 수십조원에 이르는 녹색금융의 대상 여부가 이 기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앞서 한수원, 산업부 등은 환경부 발표를 앞두고 원전의 친환경적 장점과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원전 제외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해 왔다.

환경부는 분류체계를 발표하며 원전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 "탄소중립 시나리오, NDC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산하기관과 부처까지 나서 재검토까지 요청한 사안에 대한 설명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원전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분류체계에 LNG발전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환경부는 LNG발전을 포함한 이유에 대해 "주요국 대비 제조업과 에너지 다소비 업종 비중,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황에 맞춰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활동으로 인정돼 한시적으로 이를 포함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은 전주기 탄소배출이 매우 적은 초저탄소 전원으로, 환경부가 설명한 'LNG발전이 분류체계에 포함된 이유'에 'LNG발전' 대신 '원전'을 대입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한수원은 환경부에 제출한 의견서에 "원자력 발전은 전주기의 탄소배출이 풍력만큼 적다"며 "탄소중립 및 NDC 상향 목표 달성에 필요한 주요 온실가스 감축수단임"을 강조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배출계수표 수치를 들어 원자력이 전주기에서 전력 1kWh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를 12g 배출해 풍력(11~12g)과 함께 가장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27~48g을 배출하는 태양광보다 적고, 490g을 배출하는 LNG발전과는 무려 40배 차이다.

산업부도 환경부의 '원전 분류체계 제외' 입장에 원전 산업계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제외시 합리적 근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수원 등이 원전을 수출할 경우 국내 금융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녹색분류체계에서 제외되면 재원 조달 측면에서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환경부는 유럽연합(EU)이 원전을 포함하거나 국내 여론 등의 상황을 고려해 원전의 분류체계 포함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kirock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