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지침 발표…원전은 제외돼

녹색경제활동 원칙·기준 제시한 녹색분류체계 지침서
논란된 원자력은 제외…"EU 등 국제 동향 지속 파악해 검토해 나갈 것"

축령산 편백나무 숲 전경(국립장성숲체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어떤 것이 '친환경'으로 분류되는지 그 기준을 담은 한국형 녹색 분류 체계, 이른바 '한국형(K)-택소노미'가 발표됐다. 다만 K-택소노미 포함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원자력 발전은 이번 분류체계에서는 제외됐다. 정부는 유럽연합(EU)의 논의 과정 등 "향후 동향을 보고 (좀 더) 검토하겠다"고 재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환경부는 30일 녹색금융 활성화를 촉진하고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2년에 걸쳐 마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지침서'를 발표했다. 이번 분류체계는 1년 동안 시범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정부는 개정 과정을 거쳐 점차적으로 'K-택소노미'를 완성해 갈 계획이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의 지속가능한 보전, 자원순환, 오염방지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을 분류한 것으로, 녹색경제활동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녹색활동 적용기준은 경제활동이 6대 환경목표 중 하나 이상에 기여하고, 배제기준 및 보호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기준으로 두고 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정부는 이같은 분류를 통해 더 많은 민간·공공 자금이 녹색사업이나 녹색기술 등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과잉, 허위 정보와 같은 녹색위장행위(그린워싱)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K-택소노미를 마련했다.

K-택소노미는 탄소중립과 지속가능발전을 중심으로 개발된 것으로 유럽연합(EU), 국제표준화기구(ISO) 등 국제기준과 비교해 검토했으며 국내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산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와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마련됐다.

◇ K-택소노미, 녹색과 전환 부문으로 구분…세부 경제활동은 총 69개

우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녹색부문'과 '전환부문'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총 69개의 세부 경제활동으로 구성됐다.

녹색부문은 탄소중립 및 환경개선에 필수적인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이 제시됐으며 재생에너지 생산, 무공해 차량 제조 등 64개 경제활동을 포함한다.

산업 분야에서는 수소환원제철, 비탄산염 시멘트, 불소화합물 대체 및 제거 등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포함한다. 또 다배출 업종이라도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활동을 포함했다. 예컨대 온실가스 배출원단위가 상위 20% 이내인 활동을 지칭한다.

발전 분야에서는 태양광,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생산활동 및 관련 기반 시설 구축 활동이 포함됐고, 수송 분야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국제적인 추세를 고려해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 차량만 포함했다.

또 탄소중립연료(E-fuel),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CCUS) 등 중·장기 연구·개발이 필요한 미래지향적 기술도 포함됐다.

전환부문은 탄소중립이라는 최종지향점으로 가기 위한 중간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경제활동이라는 점에서 한시적으로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됐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340g CO2eq./kWh(설계명세서 기준) 이내이고, 설계수명기간 평균 250g CO2eq./kWh 달성을 위한 감축 계획을 제시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 대해서 2030년부터 2035년까지 한시적으로 포함해 중·장기적으로 액화천연가스 발전설비를 저·무탄소 발전설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아울러 액화천연가스를 개질해 생산하는 수소(그레이수소) 대비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하는 블루수소 생산을 2030년까지 한시적으로 포함하되, 추후 기술 발전에 따라 감축 기준을 상향한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K-택소노미'로 녹색사업 해당 여부 확인…녹색금융 활동 '활용' 기대

금융권이나 산업계는 K-택소노미에서 제시한 기준을 통해 녹색사업 해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녹색채권 발행, 녹색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다양한 녹색금융 활동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앞으로 녹색분류체계를 활용한 금융권 시범사업 등을 통해 녹색분류체계가 금융시장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채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사업 단위 금융상품에 우선 적용하고 시범사업 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 등을 반영해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에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이를 기반으로 2023년부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전면 적용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여신, 투자 등 다른 금융상품에 확대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공개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추진한다.

한정애 장관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우리 경제·사회가 탄소중립을 향해 가는데 금융 부문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을 통해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에 민간·공공의 자본 유치를 유도함으로써 탄소중립 녹색경제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K-택소노미에 원자력이 빠져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환경부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등을 감안해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EU 등 국제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국내 상황도 감안해 향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EU는 원자력 발전을 택소노미에 포함할지 여부를 논의 중에 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