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긴급조정조치'까지…정부 뒷북에 고생은 국민·기업이

긴급수급조정조치 1976년 제정 이후 두 차례…모두 文정부서만
3주간 골든타임 허비한 정부, 뒷감당은 국민 불편 몫으로

군(軍)이 비축하고 있는 차량용 요소수 예비분을 민간에 공급 시작한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인근의 주유소에 트레일러 차량들이 요소수를 넣고 있다. 군이 비축하고 있던 요소수가 보급 예정인 주요 항만 인근 주유소는 부산항 인근 주유소 7곳(100t), 인천항 인근 주유소 8곳(40t), 전남 광양항 5곳(30t), 경기 평택항 6곳(15t), 울산항 6곳(15t)이다. 2021.11.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요소수 품귀현상에 결국 정부가 판매량을 제한하는 긴급수급조정조치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적마스크 판매량을 1인당 2장으로 제한했던 마스크 대란 때와 똑같은 방식이다.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를 예견하지 못해 벌어진 대란이 걷잡을 수없이 커지자, 국민과 기업의 희생을 강요하는 '땜질식 처방'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11일) 요소·요소수 유통망 관리를 위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면서 요소수 판매량을 제한했다. 요소수가 필요한 국민(승용차)이나 화물차 운전사는 각각 최대 10L, 30L를 초과해 구매할 수 없게 됐다.

일반 경유차와는 달리 장거리 트럭의 경우 한달 동안 최대 100L 이상의 요소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화물차는 운행에 일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조치를 두고 정부의 뒷북 대응으로 사태가 커졌는데, 결국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마스크 대란 때와 비슷한 '판매량 제한' 방안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 땜질식으로 급한 구멍만 덧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긴급수급조정조치 시행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을 때 이후 두번째다. 긴급수급조정조치는 1976년에 제정된 물가안정법 제6조에 담겨있다. 이 조치는 법 제정 이후 한 번도 시행되지 않다 이번 정부 들어 두 차례나 시행됐다.

마스크 대란 때와 판박이인 정부의 대응에 야당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요소수 대란과 관련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대책의 결정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비서실장은 요소수 대란에 대해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며 "사고는 정부가 치고 수업료는 애꿎은 국민들이 내라는 말인가. 정부의 실수를 국민들께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문재인 정부식 사고처리'"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정부는 이번 대란 사태에 대해 3주간 시간을 허비하며 골든타임을 낭비했단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석탄 전력난으로 요소 물량이 부족해지자 지난달 15일 '요소 수출 검사'를 의무화하고 사실상 수출을 중단했다. 중국은 이미 나흘 전인 11일, 요소 수출 검사를 예고한 바 있다.

이같은 조짐에도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열흘가량 시간이 흐른 지난달 21일에서야 외교부로 수출 중단 상황이 보고됐다.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계부처 회의를 소집한 것도 열흘이 지난 2일에 이뤄지면서 한 달가량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정부가 뒤늦게 동분서주하며 요소를 끌어 모으면서, 2~3개월 분량을 확보해 당분간 1차적 고비를 넘기게 됐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인 중국의 수출 중단 조치가 해제되고, 수입선 다변화가 이뤄질 때까지 국민들과 업계의 불편함은 지속될 예정이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국제적 통상에 대한 이슈가 생기면 파고 들어야 되는데, 우리는 중국에서 수입 규제 조치를 취하는 데도 상황이 생길 때까지 가만히 있었던 것"이라며 "3주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모든 물품들의 수입의존도에 대해서 제대로 된 점검을 하는 등 (대책을 다시 세워야)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