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연평균 성장률 8.2% '해양바이오 산업시장'…글로벌 혁신기업은
[오션테크2021 ②]높은 부가가치 의약·의료기기 분야…미국·유럽 기업 중심 제품생산
해양자원 기반 항암약물 세계 최초 개발 '파마마'…수산부산물 활용 제품 생산 '오션 클러스터'
- 백승철 기자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해양바이오산업은 전 세계 바이오 산업시장에서 성장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산업분야다. 그 배경에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해양'이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해양바이오산업은 해양생명자원을 활용해 생명과 건강에 이로운 유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현재 해양바이오 산업시장은 대부분 건강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성장 방향은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바이오 의료기기와 의약품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현재까지 충분한 기술개발을 하지 못한 분야이기도 하다.
미국 FDA 승인의약품 기준 1930년~2015년 사이에 승인된 의약품은 1539건에 이른다. 이중 해양생명자원을 활용한 해양바이오 의약품은 7건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는 '소재 접근성 한계' 즉 해양에서의 소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양바이오산업의 성장가능성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후 주로 스쿠버 다이빙에 의존한 소재확보 방법을 사용했을 때부터다. 당시 획득할 수 있는 소재의 접근 최대 수심도 20~40m에 불과했다.
해양천연물에서 의약품 개발가능성이 인지된 것은 1967년에 미국의 로드아일랜드 대학에서 실시된 '드러그 프롬 더 시(Drugs from the Sea)'라는 심포지엄에서 해양생물 유래 의약품 개발 연구가 주목을 받으면서 시작됐으며, 해양바이오 분야의 상업적 연구는 1970년대에 들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바다를 탐사하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과 해양생명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장비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제 해양바이오 산업은 멀리 있는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발해 활용할 수 있는 영역에 들어와 있다.
◇높은 부가가치 의약·의료기기 분야…미국·유럽 기업 중심 제품생산
현재 해양바이오 산업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기술개발, 제품화를 통해 산업화로 이어지고 있는 분야는 기능성 식품 분야와 화장품 분야다.
또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의약 분야와 의료기기 분야가 있으나, 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 분야는 주로 연구개발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제품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해양바이오 산업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지만, 일반 바이오 산업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해양바이오 산업시장의 증가는 아시아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국제적인 컨설팅 그룹인 에너지아스 마켓 리서치(Energias Market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 해양바이오 산업시장 규모는 약 46억 달러 수준이며, 2025년에는 약 69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9년~2025년 사이 연평균 성장률은 세계 기준으로는 8.2%, 아시아는 약 10.2% 수준에 이른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GIA(2021)의 최근 발표에서도 세계 해양바이오 산업은 2021년 46억 달러 수준에서 2027년 63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있으며, 연평균 성장률도 5%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덕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전략실장은 이 같은 전망에 대해 "각 지역별 산업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은 물론, 해양생명자원에 기초한 산업소재의 대량생산 가능성, 그 동안 산업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던 미개발 신소재에 대한 발굴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양자원 기반 항암 약물 세계 최초 개발 '파마마'…어피가죽 생산 '오션 클러스터'
해양바이오 산업 분야에는 다양한 형태의 혁신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들 기업 중 대표 혁신기업으로 스페인의 해양바이오 기업인 파마마(Pharma Mar)와 바이오 기반 수산 부산물 고부가치화 기술 분야의 아이슬랜드 오션클러스터 네트워크를 꼽을 수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파마리서치가 눈에 뛴다.
파마마 사는 1939년 설립된 스페인 제약회사로 해양자원을 기반으로 항암 활성 의약품의 연구개발 및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또 자원 연구에서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해양생명자원 기반의 항암 약물을 개발해 낸 세계 최초의 제약회사이다.
특히 연조직 육종 및 재발성 난소암 치료용 약물인 '욘델리스'는 현재 78개국에서 승인됐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양생물시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생물 샘플을 포함해 약 20만개의 시료를 보유하고 있다. 또 2020년 기준 매출액 약 2억7000만 유로(약 3643억원) 가운데 약 42%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관련 스타트업 기업 70개 이상을 육성하고 있는 아이슬란드 오션 클러스터 네트워크는 현재 대구껍질에서 스킨케어 제품을 만드는 것부터 랍스터 껍질에서 단백질을 추출하는 것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어피가죽 등 어류부산물을 활용해 신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중 코팔리스(Copalis)는 냄새 나는 수산부산물 감소 공장으로 시작해, 현재 세계적인 수준의 부산물 생산자로 도약했으며, 수산부산물을 활용해 영양 강화된 팻(Pet) 동물사료, 해양천연첨가제·화장품, 속성저온동결기술 등을 사업에 적용해 3500만 유로(약 478억원)규모로 발전시켰다.
아이슬란드가 이러한 어류 부산물을 활용한 산업소재 공급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연간 84만8000톤의 수산부산물이 발생하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국내 기업 파마리서치는 2001년 3월 설립됐으며 의약품과 의료기기, 화장품 등 재생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바이오 전문 제약회사이다. 핵심기술은 우리나라의 동해안으로 회귀하는 연어를 제품개발 소재로 활용해 재생의약 제품 개발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 매출액은 2019년 기준 839억원이다.
본사와 공장은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는 산업소재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양양 연어사업소와 자원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해, 회귀 연어로부터 원활한 원재료를 수급하고 있다.
◇"해양바이오 산업소재의 지속가능한 공급체계 확보 시급"
올 1월 해양수산부는 해양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추진할 주요 과제를 담은 '세계 해양바이오시장 선점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2030년까지 현재 5000억원 수준인 국내 해양바이오시장 규모를 1조2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최고기술국 대비 78.6%에서 85% 수준까지 해양바이오기술을 확보, 수입의존 비율도 70%에서 50%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해양바이오 산업 문제점으로 △취약한 산업환경 △산업계 연계전략 부족 △산업소재 부족 △R&D 결과의 산업화연계 부족 등을 꼽고 있다.
이중 가장 시급한 문제로는 해양바이오 산업소재의 지속가능한 공급체계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덕희 KIOST 실장은 "산업소재는 단순히 잠재적 발전가능성을 보유한 자원 그 자체와는 구별되며, 연구실 단위에서 기능성이 확인된 연구소재와도 구분된다"며 "기업이 짧은 시간 내에 제품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하게 공급될 수 있는 소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이어 R&D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사업의 확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페인 파마마 사는 매출액의 42%를 R&D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이 기업이 해양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고, 매년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배경"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기본전제로 2가지를 꼽았다.
정 실장은 "첫째는 생산주체(기업 또는 연구개발 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이며, 둘째는 제품생산에 필요한 산업소재의 안정적 공급(기능성+표준화+대량생산)"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기업의 안정적인 생산 활동이 가능해지며, 결과적으로 산업생태계 구성을 통한 산업의 선순환 조건이 구현될 수 있다"며 "향후 해양바이오 산업 영역에 대한 정부의 정책지원은 기술개발과 산업소재의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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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관련정책을 수립하고 관련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1 오션테크 코리아>가 11월 11일 부산 아스티 호텔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6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