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부당 면책·약관개정 등 가상자산거래소 약관 시정권고
두나무 등 8곳 현장조사…나머지 서면조사해 연내 조치
불리한 개정 개별통지해야…불법사이트 링크, 사업자 귀책
- 서미선 기자
(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이용약관을 심사해 부당한 사업자 면책, 개별 통지없는 약관개정, 자의적 이용계약 해지 등 불공정 약관 시정을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공정위는 가상자산 투자자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은 16개 가상자산 사업자 이용약관을 직권조사했다.
공정위는 거래소 규모 등을 고려해 두나무, 빗썸코리아, 스트리미, 오션스, 코빗, 코인원, 플루토스디에스, 후오비 등 8곳을 현장조사해 약관을 우선심사한 뒤 15개 불공정약관 유형 시정을 권고했다.
이들 거래소는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포함해 약관을 개정할 경우 7일 또는 30일 전에 공지하며 고객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없을 경우 동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다.
공정위는 고객 권리나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내용이 변경되는 때엔 그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게 개별통지해야 하고,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이 1개월 사전 공지를 하도록 한 점에 비춰 7일 공지는 부당하게 짧다고 봤다.
명시적 거부 표시가 없으면 동의로 본다는 규정도 고객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불리하거나 원치 않는 효과를 보는 위험을 진다는 점에서 부당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거래소에 대한 과도한 면책규정도 지적됐다. 공정위는 회사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 경우 일정 책임을 져야 하고, 회사에 링크된 사이트가 명백히 불법적이거나 허위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사업자 귀책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이용계약 해지사유로 '부정한 용도의 서비스 이용' '회사의 합리적 판단'을 든 것은 자의적 규정이고, '기타 본 약관에 위배되는 등'은 사소한 약관 위반시에도 계약을 해지할 우려가 있다며 시정을 권고했다.
서비스 이용 제한 사유에선 '월간 거래 이용금액이 과도한 경우' '비밀번호 연속 오류의 경우' '법령을 위반하거나 위반이 의심되는 경우'가 불공정 조항으로 지목됐다. 이용금액 기준과 연속 오류 횟수가 명시돼있지 않고, 법령위반의 경우 포괄적·자의적인 규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약관 외 모든 사항을 회사 운영정책에 따르도록 하는 조항은 자의적 운용 위험성이 있다고 시정을 권고했다.
'회사의 사정'으로 서비스를 변경·종료하거나 포인트 적용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불공정하다고 꼽았다.
이용계약 해지 시 선물받은 콘텐츠, 이자수입, 절사 금액, 최소 출금 가능 금액보다 적은 잔고는 돌려주지 않는다는 조항에 대해선 정당한 대가와 귀책여부에 따른 위약금 등을 빼고 원상회복하거나 반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종의 코인판 정기예금인 '스테이킹' 투자 수익을 '비정상적 이용' '시스템 오류' 등 사유로 취소·보류할 수 있게 한 조항은 사유가 불분명하고 시스템 오류에 회사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해석될 우려가 있어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회원 게시물을 거래소가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영구적 라이선스를 제공하도록 한 조항은 이용허락을 받는다 해도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이용돼야 하고, 존속기간 제한이 없어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용계약을 해지해도 회사가 라이선스를 보유하게 해 저작권 등 침해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손해배상 지급을 현금 아닌 가상자산으로 할 수 있게 임의결정하는 조항, 입출금 제한조항, 회사 본점 소재지 관할법원을 전속관할로 하는 조항, 회원의 가상자산 임의보관 조항, 입출금수량 임의변경·매매취소 불가 조항, 회원정보 임의 보관조항 등도 시정권고됐다.
나머지 8개 업체는 서면조사 중으로, 연내 조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권고를 바탕으로 한국블록체인협회에 소속 회원사들이 불공정약관 조항을 자율시정하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정권고를 수용하지 않으면 공정위는 의결을 거쳐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황윤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표준약관 제정 여부에 대해선 "B2C(기업-소비자간 거래)로 표준약관을 제정하는 건 아직 검토해본 바 없다"고 말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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