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월 'FTE 취업자수' 204만명 감소…IMF 충격 넘어섰다
홍남기 "고용 충격 완화" 낙관…박기성 교수 "FTE 통계도 함께 보라"
박 교수, 공동연구…'3월 FTE' 한경연 보고서 후속 자료
- 서영빈 기자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5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IMF) 직후인 1998년보다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5월 고용상황과 관련해 '4월보다 개선돼 다행'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는 실제 고용상황은 통계청 발표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14일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장)와 <뉴스1>이 함께 경제활동인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5월 전일제 환산(FTE) 취업자 수는 전년에 비해 203만6000명(7.2%)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박 교수와 <뉴스1> 기자에 의뢰해 발표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추정 및 분석(3월 FTE통계)' 자료의 후속 통계다.
FTE 고용통계는 한 주에 40시간 풀타임으로 일한 사람을 전일제 환산 1명(1FTE)으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20시간 일하면 전일제 환산 0.5명(0.5FTE), 60시간 일하면 전일제 환산 1.5명(1.5FTE)으로 간주된다. 전문가들은 통계청 취업자 통계에는 휴직이나 근로시간 증감이 반영되지 않기에 FTE 방식 통계를 참고해야 현실성 있는 지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월 FTE 취업자 수 7.2%↓…외환위기 '98년 5월 5.8%↓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통계청 방식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39만2000명(1.4%) 감소했다. 그러나 FTE 취업자 수는 203만6000명 감소해 그 감소폭이 통계청보다 5.2배나 컸다. 실질적인 일자리 상황은 통계청 발표보다 훨씬 나빠졌다는 말이다.
이같은 FTE 취업자 수 감소세는 IMF 위기 당시보다도 심각하다. IMF 직후였던 1998년 FTE 취업자 수는 5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5.8% 급감했다. 그런데 올해 5월 감소율은 7.2%로 이보다 더 컸다.
이는 통계청 방식의 취업자 수가 1998년에 6.0%, 올해 1.4%의 감소율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실질적인 고용 상황은 IMF때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지만 통계청 통계에서는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두 통계가 이처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것은 IMF 위기때와 달리 이번에는 기업들이 대량 해고보다 일시휴직과 근무시간 단축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실질적으로 일한 시간을 따져보면 IMF보다 상황이 더 나빠져 이것이 FTE 통계에 포착됐지만, 명목상으로는 일단 해고되지는 않은 상태이기때문에 통계청 통계에는 취업자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통계청 고용통계만으로는 코로나19가 고용시장에 주는 충격의 크기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통계청 '5월 고용동향' 발표 당일 이를 언급하면서 "고용 충격 확산세는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하는 등 낙관적인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박 교수는 "통계청 방식의 취업자 수에는 일시휴직 증가와 근로시간 축소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고용시장에 가해진 충격을 과소평가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며 "통계청 고용통계와 더불어 FTE 고용통계도 함께 참고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FTE 취업자 수로 봐도 전년비 감소폭은 지난 3월 209만4000명에 비해 5월달 203만6000명으로 줄어든 게 맞다"면서도 "다만 그같은 감소폭이 IMF외환위기 수준을 뛰어넘고 있는 상황에서는 '완화' '다행' 같은 해석을 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농업, 운수창고업…믿었던 산업들도 사실은 '취업규모 감소'
FTE 취업규모를 산업별로 보면 고용상황이 악화된 모습이 더 잘 드러난다. 통계청 발표에서는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고 한 업종이 실제로는 오히려 감소했거나, 혹은 감소세가 더 깊어진 경우도 있다.
통계청 통계에서는 취업자 수가 증가했으나 FTE 취업자 수는 감소한 업종의 전년 5월 대비 증감율은 △운수 및 창고업(통계청 3.5%, FTE -7.6%)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통계청 5.8%, FTE -4.7%) △농림어업 (통계청 3.6%, FTE -0.4%) △정보통신업 (통계청 1.1%, FTE -4.3%)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통계청 1.0%, FTE -3.1%)이었다.
특히 운수·창고업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 업종 취업이 증가한 데 따라 통계청 취업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였으나, 실제로는 항공업계의 대량 일시휴직에 따라 FTE 취업자 수는 감소했다. 또 정부 공공일자리가 많은 예술·스포츠 분야도 공공일자리 무급휴직 증가에 따라 FTE 취업자 수는 급감했다.
통계청 고용통계에서 취업자가 꾸준히 늘고 있던 농림어업도 FTE 기준으로는 취업자가 감소했다. 농림어업은 주말농장에서 소일거리를 하는 사람도 모두 취업자로 포함하기 때문에, 주로 실직 노인들이 유입되며 취업자 수를 늘려왔다. FTE 기준으로도 코로나19가 터지기 시작했던 지난해 12월 이후 취업자 증가세를 보여왔다. 그런데 5월에는 이마저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4월은 조사기간에 선거일이 껴있어 FTE 수치가 크게 왜곡됐다고 판단해 분석에서 배제했다)
이외의 업종들은 대부분 통계청 방식 취업자 수도 감소했지만 FTE 취업자 수는 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업종들의 전년 5월 대비 취업자 증감율은 △광업(통계청 -6.6%, FTE -13.3%) △제조업(통계청 -1.3%, FTE -6.4%) △건설업 (통계청 -3.0%, FTE -9.9%) △도소매업(통계청 -5.1%, FTE -11.2%) △숙박·음식업 (통계청 -7.9%, FTE -12.4%) △교육 서비스업 (통계청 -3.7%, FTE -10.8%) 등이다.
통계청보다 FTE 감소폭이 더 작게 나온 업종은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통계청 -2.5%, FTE -1.6%) 하나뿐이었다.
특히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과 내수소비가 부진해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로 꼽힌다. 이들 업종의 실제 피해가 통계청 발표보다 더 컸음을 볼 수 있다.
박 교수는 "이전까지는 제조업 등 기반산업 취업자가 급감하면서 농림어업 종사자만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관찰됐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줄고 있다"고 밝혔다.
suhcrat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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