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 요티들' 수퍼요트 몰고 반나절만에 한국 온다

당진 왜목-칭다오 550km떨어져...시속 25노트로 12시간만에 도착 가능
해수부, 규제 개선으로 '마리나 활성화'...일자리 창출

당진 왜목마리나 조감도/자료=해양수산부ⓒ News1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해외 마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해양환경은 모두 제각각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진정한 바람을 즐길 수 있는 동해, 리아스식 해안과 아름다운 다도해 절경이 일품인 남해, 아름다운 낙조(落照)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서해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환경이다.

특히 서해는 요트산업의 성장률이 10%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의 최단거리라는 장점이 있다. 중국의 요트 수출입 규모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기준 요트 수출입 규모는 총 4억7000만 달러로 2012년에 비해 25.7% 증가했다.

또 중국의 요트제조 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웨이팡 그룹의 페레티사 인수, 다롄완다의 선시커사 인수 등 해외 유명 요트 제작업체에 대한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칭다오 1466척, 샤먼 1450척, 샨야 600척 등 대대적으로 대형 마리나항만을 개발 중에 있다.

이에 발맞춰 해양수산부는 중국의 랴디오그룹과 지난 7월25일 당진 왜목 마리나 항만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랴오디 그룹(Liaoning)은 1992년 설립된 중국 국영기업으로 지질공사, 부동산 등에 대한 개발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로, 33개 계열사에 4만8000명의 임직원이 재직 중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당진 왜목 마리나항만 개발사업 실시 협약을 체결한 뒤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홍장 당진시장, 김영춘 장관, 조인배 대표.. ⓒ News1

◇수퍼요트 몰고 올 '왕서방 요티들'...중국에서 반나절이면 도착

중국 랴오디 그룹의 실시협약으로 당진 왜목마리나는 국내 마리나항만 개발 사업에 해외자본이 투입되는 첫 사례로, 충남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 전면해상에 들어서게 된다.

당진 왜목 마리나는 2015년 7월 거점형 마리나항만으로 선정됐다. 이후 랴오디그룹이 2016년 5월 사업참여를 제안해 이번 실시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당진 왜목 마리나의 사업비는 총 1211억원이다. 이 중 해수부가 298억원을 지원하고 랴오디그룹 등 민간자본으로 913억원을 충당하게 된다. 본격적인 사업은 2019년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리나 시설은 해상에 레저보트 300척 정박이 가능한 계류장과 방파제가, 육상에 클럽하우스와 친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3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효과와 약 28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해수부와 당진시는 예측하고 있다.

당진 왜목은 현재 개발 중인 마리나항만 가운데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 2008년 북경올림픽 당시 요트경기가 열렸던 칭다오와는 약 550km 정도 떨어져 있어 시속 25노트(45km/h)의 속력의 파워요트는 반나절이면 도착할 수 있어, 중국 수퍼요트들의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칭다오는 현재 1466척을 정박할 수 있는 대형마리나를 건설 중이다.

하지만 개발과 운영과정에서 고려해야할 문제점도 있다. 먼저 지정된 거점형 마리나 6곳 중 유일하게 레저 마리나와 어항을 같은 곳에 개발되는 피셔리나 개발 개념의 도입이다.

이는 마리나 개발 이후 레저 이용객과 어항을 근거지로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들 사이에 갈등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발 단계 이전에 운항 목적이 다른 레저선박과 어선과의 통항 문제와 배후부지 개발에 있어 지역 특산물 판매장 등 지역민의 소득원을 적절히 안배해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수심이 급격히 깊어지는 점을 감안해 방파제 확장 시 깊은 수심에 따른 공사비 증액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화력 발전소의 시각적인 문제와 건설 후 분진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슈퍼요트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요트의 오너들이 좋아할 수 있는 호텔, 쇼핑과 요트 수리 부품조달, 수리 관련 시설도 주변에 필요하다.

하지만 당진 왜목항은 국내 최초로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세계일주에 성공한 김승진 선장의 근거지로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친다면 서해안 중부권의 거점 마리나로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마리나/사진=해양수산부ⓒ News1

◇규제 개선으로 '마리나 활성화'...일자리 창출한다

마리나 항만 활성화와 이와 관련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는 규제를 대폭 개선했다.

먼저 지난해 10월 마리나항만구역 내 제조시설을 허용하고 마리나선박 대여업 대상선박 기준을 기존 5톤 이상에서 2톤으로 완화하는 등 마리나항만법이 개정됐다.

개정법에는 마리나 항내 전용주유소 설치가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바꿔 모터보트 등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운영자들의 수익성도 높일 수 있도록 했다.또 레저선박에 대한 지방세(취득세, 재산세) 중과기준을 1억에서 3억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마리나항만에 대한 하천 및 공유수면 점·사용료 부담을 완화하고, 면허시험 면제교육기관을 현재 10곳에서 32곳으로 점차 확대하고 면허취득에 소요되는 비용도 낮췄다.

올 6월에는 현재 일반선박 검사기준이 적용되던 마리나 내 사업자용 선박도 플레이저보트와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플레저보트 검사기준' 개정안이 시행됐다.

내수면 마리나 예시/자료=해양수산부ⓒ News1

◇평일 퇴근 후 도심 속에서 즐기는 수상레저...‘내수면마리나’

마리나 관련 제도 개선 정책과 함께 해수부는 내수면마리나도 활성화 한다는 방침이다.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내수면마리나가 이미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내수면마리나는 대부분 여의도 서울마리나와 같이 강물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하천 주변을 파서 안쪽에 위치시키는 굴입식마리나로 개발됐다. 반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는 내수면마리나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러한 내수면마리나는 서울 등 바다와 먼 지역에 거주하는 도시인들이 평일에도 퇴근 후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친수문화 확산 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홍장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관광·문화연구실장은 "우리나라는 대도심을 중심으로 강이나 호수가 발달돼 있지만 수변레저활동 인구나 레저보트 계류, 정박을 위한 기반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레저보트 보유·활동자들이 바닷가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시간적, 비용적 제약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홍실장은 이어 "내수면마리나를 도시민에게 해양레저체험과 교육기능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면 해양레저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내수면마리나는 한강에 조성된 여의도 서울마리나와 김포의 아라마리나가 대표적이다.

내수면마리나의 장점으로는 정온성과 안정성을 갖추고 있어 초보자들의 레저교육과 체험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도심 속에서 친수문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도심 인접지역과 관광활동 활성화 지역의 레저활동도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호화', '부자놀이'라는 선입견도 극복해야한다. 해외 해양레저 선진국에서 요트는 높은 수준의 레저문화로 인식된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저렴한 요트로 바다를 즐기고, 여유가 있는 이들은 그에 걸맞은 고가의 요트로 즐긴다는 차이 외에는 '바다를 즐긴''는 공통점으로 서로 상대의 취미에 대해 인정한다.

홍 실장은 "우리는 흔히 바다는 춥고 위험한 공간이라는 생각과 요트활동은 비싸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며 "해양레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산업발전 및 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국민 모두가 바다와 친숙해지고 즐기려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친수문화는 일회성 행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과 바다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내수면 마리나 개발계획/자료=해양수산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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