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환불·묻지마 정산…온라인쇼핑몰의 입점업체 '갑질' 막는다

공정위, 온라인쇼핑 표준계약서 제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세종=뉴스1) 최경환 기자 = 온라인쇼핑몰 운영업체가 중소납품업체에 환불 강요 등 '갑질'을 하지 못하도록 표준거래계약서가 제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온라인쇼핑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위·수탁거래, 직매입거래 등 2종의 표준거래계약서를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서는 직매입 및 위·수탁거래 방식으로 소매매출액이 연간 1000억원 이상인 소셜커머스 3사(쿠팡, 위메프, 티몬), 롯데닷컴, 인터파크 등 사업자가 대상이다.

우선 선환불제도와 페널티제도가 납품업체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선환불제도는 소비자가 반품송장번호만 입력하면 환불되기 때문에 상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납품업자가 그 피해를 부담해야 한다. 이같은 허점을 노려 억대의 상품을 빼돌린 20대가 경찰에 입건된 사례도 있다.

페널티제도는 3일 이내 배송되지 않으면 납품업체에 페널티를 물리는 제도로 배송지연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따지지 않고 납품업자에게 책임을 강요해 문제가 돼 왔다. 심지어 온라인쇼핑업체의 전산 오류로 상품발주가 늦어져 구매 취소된 경우조차 손해배상 규정이 없었다.

공정위는 이번 계약서에서 선환불과 페널티 제도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선환불제도를 실시하려면 온라인쇼핑몰 업체가 일단 비용 전액을 부담하도록 했다.

온라인쇼핑몰 업체들은 상품을 판매하고 나서 납품업체와 대금을 정산하는 방식도 불투명했다. 납품업체에 판매대금을 지급하면서 판촉비, 광고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금액을 공제하는데 구체적 산출과정을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공제금액과, 산출근거, 공제사유 등 상세내역을 제공하도록 했다.

온라인 상에서 상품 매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광고의 경우 정확한 산정기준을 제시하도록 했다. 현재는 광고비에 대한 전체 정보가 없고 상품개발자(MD)에 따라 광고비가 달라 업체들의 불만이 있었다.

온라인쇼핑은 최근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으나 업계의 거래관행이 자리잡히지 않아 중소납품업체나 소매업체가 피해를 입을 소지가 컸다.

온라인쇼핑 매출액 지난해 63조3000억원에 달해 백화점(28조9000억원)의 두배를 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과 거래하는 중소 납품업체 수는 약 3만개에 이른다.

유성욱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공정위의 이번 표준거래계약서 제정은 온라인쇼핑 분야의 특성을 반영해 마련한 최초의 표준거래계약서"라며 "온라인쇼핑업체와 납품업체 간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가 확립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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