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 태양광 경제성 '부족'…"장기간 운영토록 농지법 개정해야"

8년간 운영 시 B/C 0.74…20년 때는 1.24
소형태양광 고정가격제 일몰로 수익성 저하

영농형 태양광. ⓒ News1 박영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새로운 태양광 발전 모델로 꼽히는 '영농형 태양광'의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제도(FIT)가 일몰되며 태양광 발전에 대한 수익 기대값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을 8년간 운영할 때 비용 대비 편익(B/C)은 0.74로 기준점인 1에 미치지 못했다.

2021년 기준 전국에 영농형 태양광은 65개소에 설치됐다. 용량은 3.4㎿로 기업, 기관 등에서 연구 실증·시범용으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당초 영농형 태양광은 농가에서 농사와 동시에 태양광을 발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해 새로운 수익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형 FIT 제도 종료를 발표하며 영농형 태양광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영농형 태양광도 전력도매가격(SMP)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구조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농경원은 2000㎡ 논벼 재배지에 99㎾ 규모의 태양광을 설치해 1일 평균 3.5시간, 발전 효율 감소율을 1.1%로 가정했을 때 연간 운영비용을 1531만원으로 추산했다.

2030년 SMP를 ㎾h당 105.9원으로 설정했을때 8년간 발전수익은 1982만9000원으로 논벼 수확량은 태양광을 설치하지 않을 때보다 20% 줄었다고 봤다. 손익은 203만3000원에 불과했다.

농경원은 현 농지법상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기간을 8년으로 제한한 점을 B/C가 낮아진 이유로 지목했다.

현행 농지법은 농사 외에 다른 용도로 농지를 사용하려면 허가를 받고 8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20년으로 늘릴 경우 B/C가 1.24로 개선된다고 농경원은 분석했다.

연간 운영비용은 8년과 같은 것으로 볼 때 발전수익은 1858만8000원으로 감소하는 반면, 손익은 255만9000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농경원이 매전 가격, 정책금리, 설치비 등이 변동될 때의 시나리오 18개를 분석한 결과, 8년 운영시 B/C는 0.58~0.89에 불과하던 것이 20년을 적용하면 0.98~1.48로 개선됐다.

B/C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경우는 모두 매전 가격이 하락했을 때로 전력 판매시장 여건이 현재보다 불황으로 접어든다면 금리 인하, 설치 비용 절감 등 적극적인 정책 시행에도 수익성은 낮아질 수 있다고 농경원은 봤다.

농경원 관계자는 "농업인들이 영농형 태양광을 도입할 때는 수익성을 먼저 따져보고 도입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초기 고비용의 투자와 20년 이상의 시장위험을 고려할 때 농업인에게 투자유인이 되는지는 더욱 면밀한 조사 및 분석이 추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