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獨·加 20%밑으로...국제적 인하 경쟁 뜨거운 '법인세'

[법인세율 인상 쟁점]②국제적으로 본 법인세율
세율 인하경쟁 20%넘어 10%대 인하경쟁 시작
"고령화 속에서 정부지출 늘어도 법인세율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대세"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에 따르면 아일랜드, 싱가포르는 바이오산업 기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앞세워 바이오강국으로 거듭났다. 아일랜드의 경우 법인세율은 12.5%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산업기반이 약한 아일랜드는 이같이 낮은 수준의 법인세를 무기로 세계각국 기업을 끌어들이며 고성장을 구가했다.

아일랜드 12.5% VS. 미국 35%

애플, 구글을 포함, 다국적기업이라면 대부분 아일랜드에 법인을 갖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미국제약사 화이자도 주름개선제 보톡스를 만드는 엘러간을 무려 1600억달러(환율 달러당 1150원 적용시 184조원)을 들여 인수하려 했다가 미국정부가 세금회피 시도가 있다고 보고 새 규제를 내놓자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포기했다. 미국정부는 화이자의 엘러간 인수시도가 본사를 해외로 이전해 세금을 줄이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보고 인수기업 지분율이 80% 넘으면 본사가 해외에 있더라도 미국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를 내도록 했다.

미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35%로 OECD회원국중 최고다. 그러나 총조세중 법인세수 비중은 8.5%로 하위권이다. 월가로 대표되는 자본시장과 펀드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에서 높은 법인세율은 기업들의 지탄대상이다. 그런 만큼 조세회피도 심하다. 미국에서 매년 법인세수의 25%가 조세회피로 증발되고 있다고 하는 보고서도 있다.

2014년엔 햄버거체인 버거킹이 본사를 캐나다로 옮겼다. 올초엔 미국 자동차 부품회사 존스컨트롤스가 보안서비스업체 타이코인터내셔널과 합병한뒤 아일랜드로 본사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법인세도 경쟁...20% 넘어 10%대 인하경쟁 시작

다소 극단적인 사례지만 증권시장과 맞물려 있는 법인세율이 국제적으로 경쟁하는 조세라는 성질은 분명히 나타난다. 각 나라 정책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OECD회원국은 법인세율을 내리는 것이 대세로 굳어졌다.

선진국의 경우 20~25%는 기본이 됐고 이제 20% 이하로 세율을 낮추는 경쟁이 붙었다 각국 발표를 정리하면 영국의 경우 2010년 3단계 28%로 돼 있던 세율을 지난해 20% 단일세율로 전격 내렸다. 이어 2017년 19%,2020년 18%로 인하할 예정이다. 기업이탈을 깊이 반성하고 영국이 사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이같은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이외 독일도 2000년만 해도 법인세율이 40%에 달했으나 2008년 25%가 됐고 이어 15%로 낮아졌다. 일본도 2012년 30%에서 지난해 23.9%로 낮췄다. 또 캐나다는 28%에서 15%로, 이탈리아는 37%에서 27.5%로, 스페인은 28%에서 25%로 낮췄다.

영국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0년까지 법인세율을 17%로 더 낮춘다는 방침이다. 호주 정부도 30%인 법인세율을 10년 안에 25%로 낮추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32.1%인 법인세율을 올해 29%대로 인하하기로 했다.

"고령화 속에서 정부지출 늘어도 법인세는 건드리지 않는다"

법인세의 국제 경쟁성은 통계적으로도 확인됐다. 한국경제연구원 유진성 연구위원과 황상현 연구위원이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법인세율은 주변국의 법인세율, 정책·정치적 요인 등에 많이 영향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국이 법인세율을 내리면 같이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두 연구위원의 분석에서 이같는 경쟁적 요소는 의외로 강했다. 각국 고령화 속에서 정부지출이 늘수록 되레 법인세 부담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때문이다. 두 연구위원은 이를 각국 정부가 재정부담이 늘어도 법인세만큼은 경기기능을 고려해 부담률을 높이지 않는 쪽으로 정책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했다.

두 연구위원은 이같은 분석을 전제로 지방세를 포함한 우리나라 적정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의 24.2%(지방세율 포함) 보다 낮은 22.5~22.9%로 분석했다. 법인세부담률도 2012년 3.7%보다 낮은 2.8~3.4%로 추정했다.

그러나 경쟁도가 심해지고 있는 만큼 적정 수준도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적지않다. 민간연구소 한 관계자는 "자국기업 유지와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율을 내리는 것이 국제 추세"며 "국가입장에선 낮은 세율이을 찾아다니는 기업들이 못마땅할 수 있지만 경쟁이 빚어낸 결과인 만큼 법인세율을 올리는 모험은 하지 않은 것이 좋다"고 말했다.

tiger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