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음주운항 기준 항공기보다 '느슨'

[세월호 참사] 정부, 관련 기준 강화 검토할 듯

(세종=뉴스1) 민지형 기자 =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 안전관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따가운 가운데 선박의 음주운항에 대해서도 다소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이준석 선장이 구조된 당시에는 일부에서 선장과 선원들의 음주 의혹이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구조 당시 이 선장 등 선원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숨기면서 음주여부 측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선원들은 음주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음주운항 논란은 사고원인 등에서 비껴갔다.

그럼에도 선박 운항 등에 대한 음주 단속 기준을 높여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안전관리 차원에서 정부도 해당 기준을 손질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해사안전법 시행령 14조에 따르면 현재 선박 운항에서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다. 자동차 음주운전 단속 기준과 같다.

음주운항이 적발되거나 측정을 거부하면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에 따라 5톤 이상 선박은 1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고 5톤 미만은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하지만 수백명의 목숨을 책임지고 여객선을 운전하는 선박 운항에 대한 음주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장 항공기의 경우 음주기준이 0.03%로 선박에 비해 높다.

특히 선박의 음주운항의 경우 2011년 12월까지는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을 기준으로 단속하다 관련법이 손질됐다. 선박 운항과 관련해서 음주 기준이 느슨했다는 방증이다.

'낚시관리및육성법', '수상레저안전법', '유선및도선사업법' 등 개별 법률이 정하고 있는 '술에 취한 상태 기준'도 제각각이었다가 지난해말에야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을 0.05%로 통일했다.

이로 인해 선박 운항의 음주 기준을 항공기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도로교통법상 자동차 음주운전 기준도 0.03%로 낮추려는 분위기도 존재하는 상황이라 이 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린다.

차량 운전을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실제 0.05%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동체 추정 능력이 감소하고 조향휠 조작의 어려움, 위급한 상황에 대한 반응 능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작은 소형 선박도 그렇지만 많은 인원과 화물을 실은 대형 선박의 작은 실수는 큰 희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음주운항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혈중알코올농도 기준 강화와 함께 단속방식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해경은 주로 봄철과 가을철에 항구에서 집중 음주단속을 벌인다.

배를 타기 직전이나 귀항한 뒤 부두나 여객터미널에서 대체로 단속이 이뤄진다. 바다에서 순찰 중인 경비함에서 어선에 승선해 불시 음주단속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형 여객선 단속은 쉽지 않다는 게 관련 업계의 의견이다. 특히 수일을 운항하는 경우 선박 내에서 이뤄지는 음주행위에 대한 단속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5년간 음주운항 단속 결과를 보면 기준을 넘긴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2009년 148건 적발된 뒤 2010년 122건, 2011년 81건으로 감소하다 2012년 99건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에는 102건이 적발됐다.

이와 관련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국제협약 등에 따라 현재 0.05% 기준을 적용한 측면도 있는데 해당기준을 강화할지 여부를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m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