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선박 2척 호르무즈 '종전합의' 후 첫 통과…남은 22척은 재봉쇄에 '발동동'
22일 선박 2척 해협 통과 후 정상 항해…韓 선원 무승선, 목적지 또한 제3국
이란 해협 재봉쇄 선언에 남은 선박·선원 안전 다시금 안개 속
- 백승철 기자
(서울=뉴스1) 백승철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됐던 우리 선박 중 2척이 합의 이후 처음으로 해협을 무사히 통과하며 귀환의 서막을 알렸다. 하지만 이란군이 미국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전격적으로 해협 재봉쇄를 선언함에 따라, 남은 우리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이 다시금 안개 속에 빠지게 됐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서 대기 중이던 우리 선사 운용 선박 2척이 해협을 통과해 정상 항해에 들어갔다. 이는 미·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첫 통과 사례이다
해당 선박들에는 한국인 선원이 승선하지 않았으며, 목적지 또한 한국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부는 선사와 선원의 안전을 고려해 선명과 용선주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2척의 통과로 해협 내에 발이 묶인 우리 관리 대상 선박은 22척으로 줄었다. 선내 대기 중인 한국인 선원은 총 135명이며, 이 중 102명은 우리 선박에, 33명은 외국 선박에 승선 중이다.
당초 해협 내 억류되거나 발이 묶였던 우리 관리 대상 선박은 총 26척이었으나, 최근 순차적으로 해협을 빠져나오며 그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인 '유니버설 위너(Universal Winner)'호는 5월 20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와 지난 10일 울산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또 최근 LNG 운반선 1척도 해협을 빠져나온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는 지난 2월 말 해협이 전격 봉쇄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약 3개월 반 동안 우리 선박과 선원들은 전쟁의 공포와 고립 속에서 사투를 벌여왔다.
지난 5월 4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동 중이던 HMM 소속 '나무(NAMU)'호가 이란산 '누르(Noor)' 계열 대함 미사일에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해 위기감이 극에 달했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선체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나무호는 현재 두바이항으로 예인돼 수리 중이다.
이후 지난 15일 미·이란이 종전 MOU를 체결하고 해협 전면 개방에 합의하면서 귀환의 물꼬가 트이는 듯 보였다.
순조롭던 상황은 이란군 하탐 알안비야 사령부가 지난 20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의 재봉쇄를 전격 선언하며 급반전됐다. 이란 측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지속과 미국의 종전 MOU 위반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해협 통과를 준비하던 남은 22척의 우리 선박들은 다시금 알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해협 곳곳에 설치된 기뢰는 안전 항해의 최대 걸림돌이며, 이란 측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해협이 일시적으로 열리더라도 약 2000척의 대기 선박이 몰리며 발생할 병목 현상과 혼란도 우려된다.
무엇보다 이란 내부의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정부의 결정이 군부에 의해 뒤집힐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에 외교부 또한 지난 19일 유관 공관과 화상회의를 열고 미·이란 종전 MOU 서명 이후의 현황을 점검하며 우리 선박의 신속하고 안전한 통항 방안을 모색했다.
정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선박에 대한 자유로운 항행과 안전 보장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관계 부처 및 관련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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