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수출 사상 첫 800억 달러 돌파, 전년비 48% 급증(종합)

3월 반도체 수출 328억달러, '300억 달러' 첫 돌파…AI 수요 견인
원유 도입물량 1.1% 감소…"3월 이후 추가 감소 가능성 높아"

1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의 모습. 2026.3.12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나혜윤 기자 = 지난 3월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8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과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주요 품목과 지역에서 고른 증가세를 보이며 무역수지도 큰 폭의 흑자를 달성했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3% 증가한 861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37억 4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로 집계됐다.

3월 수입은 7.5% 증가한 519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에너지 수입은 7.0%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은 17.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액이 수입액을 웃돌면서 3월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210억 1000만 달러 증가한 257억 4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3월 원유 도입 물량은 7720만 배럴로 전년대비 1.1%에 그쳐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수급 감소는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출 호조로) 올해 수출 목표치인 7400억 달러보다 높은 수치를 기대할수도 있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해서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목표치를 더 높게 전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3월 원유 수입 물량은 소폭 감소한 수준으로 3월달 이후에는 원유 수입이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최대 실적' 전체 수출 견인…반도체가 전체 수출 38% 차지

3월에는 15대 주력 품목 중 10개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328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1.4%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대 수출액은 지난달의 251억 달러다.

반도체 수출 호조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일반 서버향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가격 강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3월 DDR4(8Gb) 램 고정가격은 13달러로 전년대비 863% 뛰었고, DDR5(16Gb) 램 고정가격도 17.773달러로 전년대비 605% 상승했다.

자동차 수출(63억 7000만 달러)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일부 물류 차질에도 불구하고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차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적으로는 2.2% 증가하는 보합 수준의 흐름을 나타냈다. 내연차는 35억 5000만 달러로 15.1%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차는드차는 38.1%(18억 5000만 달러), 순수전기차는 32.1%(8억 9000만 달러)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수출 단가가 크게 상승해 금액 기준 54.9% 증가한 51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물량 기준으로 휘발유·경유·등유에 대한 수출통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수출통제 시행일(13일) 이후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약 5%, 11%, 12% 감소했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경유·등유의 수출 물량을 전년 동기 대비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39억 달러) 수출은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으로의 전가가 제한되며 소폭 증가(5.8%)했다. 다만, 중동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된 3월 4주 차에는 수출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17%↓)했다. 나프타는 22% 감소했다.

컴퓨터 수출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용 SSD 수요 증가로 전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인 34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89.2% 성장했다.

이차전지 수출은 리튬가격 회복세에 따른 단가 상승과 신규 프로젝트 물량 출하 등으로 36.0% 상승한 8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선박 35억 달러(11%↑), 무선통신 18억 달러(44%↑), 바이오 15억 달러(6%↑), 섬유 8억 달러(3%↑)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일반기계 수출은 중동 상황으로 인한 해상 운송 차질, 미국 관세 정책 영향으로 최대 수출 국가인 미국과 중동에서 수출부진이 나타나 6.3% 줄어든 38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철강 분야는 수출 물량은 증가했으나 수출 단가가 하락하며 전년대비 2.2% 감소한 25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14억 4000만 달러), 가전(5억 9000만 달러) 분야 수출이 각각 1.5%, 7.7% 감소했다.

한편, 15대 주력 품목 외 전기기기, 화장품, 농수산식품 등 유망품목 수출도 각각 역대 3월 중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갔다.

주력 시장서 고른 성장…전쟁에 중동 수출 '반토막'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 7개 지역 수출이 증가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최대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56.7% 증가하고 석유화학(6.8%), 무선통신기기(36.6%) 등 다수 품목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64.2% 증가한 165억 1000만 달러를 기록, 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수출도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각각 392.3%와 273.4%의 높은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자동차·차 부품·이차전지·바이오헬스 등 품목이 고르게 성장해 163억 4000만 달러(47.1%↑)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아세안 수출은 34.3% 성장한 137억 5000만 달러로 반도체, 석유제품 등에서 호조세를 보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수출도 반도체, 자동차 등 품목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여 74억 7000만 달러(19.3%↑)로 역대 최대 실적이 나왔다.

이외에도 중남미(30억 8000만 달러), 일본(27억 4000만 달러), 인도(19억 6000만 달러) 등에서 각각 37.3%, 26.8%, 30.3%의 수출 성장이 관측됐다.

반면 대중동 수출은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 발생 등의 영향으로 대다수 품목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49.1% 감소한 9억 달러를 기록했다. 독립국가연합(CIS)도 9억 4000만 달러로 12.3% 줄었다.

서울의 한 주유소의 모습. 2026.3.31 ⓒ 뉴스1 최지환 기자
원유 수입량 1.1% 소폭 감소…"3월 3주차부터 호르무즈 수급 차질 나타나"

3월 수입은 13.2% 증가한 604억 달러로, 에너지 수입(93억 7000만 달러)은 7.0%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은 510억 2000만 달러로 17.9% 증가했다.

원유 수입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수입 차질로 수입 물량이 감소하면서 5.2% 감소한 59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도입물량은 3월에는 7720만 배럴로 전년 7800만 배럴 대비 1.1% 소폭 감소했다.

강감찬 무역투자실장은 "3월 2주차까지는 원유 수입이 차질 없이 이루어졌고 3주 차부터 대폭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서 수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수입 물량이 감소한 부분이 있다"며 "다만 타 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은 계속 안정적으로 지금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3월 전체 수입 물량으로 물량 기준으로는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가스 수입액도 23억 6000만 달러로 19.0% 줄었으나, 석탄은 10억 6000만 달러로 20.3% 늘었다.

비에너지 분야에서는 주로 반도체(86억 1000만 달러)가 34.8%, 반도체장비(28억 8000만 달러)가 4.4% 증가했다. 다만 철강제품 수입액(15억 7000만 달러)로 7.5% 줄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월 수출은 중동 전쟁과 보호무역 확산 등 엄중한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주력 품목과 소비재 등 유망 품목의 고른 증가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800억 달러를 돌파했다"면서도 "중동 전쟁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유가 상승이 이어지고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는 등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장관은 "정부는 범정부 대응체계를 가동해 에너지·원부자재·물류 등 공급망 전반을 상시 점검해 안정화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수출기업의 마케팅·물류·자금 등 현장 애로를 해소하고 품목·시장 다변화를 적극 지원하여 수출 상승 흐름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