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Q&A] 한미 무역 합의 무효?…트럼프 플랜B가 더 무섭다?

IEEPA 관세 위법 확정…韓 상호관세 무효, 품목관세는 그대로
환급·재협상 불투명…美, 글로벌 10% 관세로 압박 기조 유지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 적용되던 15% 상호관세는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다만 우리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철강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이번 판결과 무관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IEEPA 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한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은 미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과 한국에 미칠 영향을 문답(Q&A)으로 정리했다.

이번 판결로 한국에 적용된 관세는 어떻게 되나?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국가별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는 위법으로 판단됐다. 한국에 적용되던 상호관세 역시 무효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2일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한미 무역 협상 타결로 현재는 15%가 적용돼 왔다. 다만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상호관세를 다시 25%로 복원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자동차·철강 관세도 무효가 되는가?

이번 판결은 IEEPA에 대한 판단이다. 무역확장법 232조 등 다른 법률에 근거해 부과된 자동차·부품 15%, 철강·알루미늄 50% 등 품목별 관세는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유지된다. 한국의 경우 상호관세보다 품목별 관세의 영향이 더 큰 구조라는 점에서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미가 약속한 무역 합의는 어떻게 되는가.

한국은 지난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 등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현재 상호관세 자체가 무효가 된 상황에서 기존 합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한국에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정부가 재협상이나 조건 변경을 관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효과를 다른 관세로 재현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합의 이행에 소극적으로 비칠 경우 추가 관세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수단은 무엇이 있나.

IEEPA를 통한 관세 부과는 제동이 걸렸지만, 다른 법적 수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조·201조·3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통한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뒤 이를 다시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착수 계획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품목별 관세 확대 가능성도 시사하면서 통상 압박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도 관세 형태가 바뀌더라도 대외 압박 기조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외교·입법 대응 속도를 높이고, 기업은 환급 대응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이미 낸 상호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나?

대법원 판결은 관세 환급 문제를 명확히 다루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납부한 관세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에 대법원 구두 변론 이후 미국 국제무역법원(USCIT)에는 각국 기업의 관세 반환 소송이 이어졌다. 한국 기업 중에는 한국타이어, 대한전선 등의 미국 법인이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자진 환급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세 환급 문제는 수년간 소송을 통해 다퉈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어떻게 대법원까지 오게 됐나. 누가 소송을 제기했고, 쟁점은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중소기업 5곳이 지난해 4월 14일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달 23일 민주당 성향의 12개 주(州)가 합류했다.

핵심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활용해 부과한 관세가 적법한지 여부였다. 원고들은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IEEPA는 어떤 법인가?

IEEPA는 대통령이 '비상하고 엄청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한 법이다. 이 권한에는 외국과의 교역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된다.

1977년 제정 이후 주로 제재나 자산 동결에 활용돼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관세 부과 근거로 활용했다. 그러나 법 조문에 '관세'라는 표현이 명시돼 있지 않고 세금 문제는 의회의 권한이라는 점이 이번 판결의 핵심 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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