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한미 관세 협상 국회 비준…자충수 될 것"
"아쉬운 부분 협상하며 논의할 여지 있음에도 (결과)못박는 것"
"일본, 미국도 비준 안받아…상황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이법 한미 협상 결과를) 국회에서 비준하는 것은 권투 선수가 링에 올라가 저쪽은 자유롭게 하는데 우리 손발은 묶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1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협상문 중에 (대미 투자 이익금을) 5대 5로 배분한다는 내용이 아쉬운데, 앞으로 협상하면서 우리가 논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국회 비준을 하면)못 박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준을 받으면 국내 법적 효력이 생긴다. 저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번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 중 대(對)미 투자협상과 관련해 기존안보다 추후 협의를 통해 좀 더 실리를 더 챙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국회 비준을 거쳐 합의안에 법적 구속력이 부여될 경우 오히려 우리 국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현재 정부·여당은 한미 관세 협상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대미투자특별기금'의 법적 근거를 담은 특별법을 추진 중이다. 야당은 이번 협상이 국가 간 합의고 재정 소요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지금 공개한 팩트 시트 내용만으로는 이번 합의가 국익에 실질적으로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국민들이 알기 어렵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인 국회의 세심한 검증과 비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정관 장관은 이런 주장에 대해 전략적으로 특별법 형식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봤을 때 (비준은) 우리의 자충수가 될 것 같다는 측면이 있다. 특별법을 만들어서 국회의 동의를 충분히 구할 것"이라며 "일본도 비준을 안 받았고 미국도 비준을 안 받은 상황이라 종합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정관 장관은 대미 협상 과정 중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 당시 러트닉 장관의 동생과 회사 직원들은 쌍둥이 빌딩에 있었고, 러트닉 장관은 기일마다 추도 예배를 했다.
김 장관은 "(9월 미국의 3500억 달러 현금 투자 요구에) 통화 스와프, 분납 이야기를 했지만 (미국 측이) 만나주지도 않았고, 러트닉 장관에게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었다"며 "(그러던 중) 협상은 협상이고 9·11일 추모 예배에 참석만 하겠다고 연락했다. 예배 다음 날 오후 러트닉 장관이 만나자고 했고, 그곳에서 분납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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