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품목관세 그대로" 中企부품사, 협상타결에도 '울상'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50% 품목관세 유지…"타격 불가피"
업계 "8~9월 대미수출, 실제론 매우 악화…보완책 마련해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도 철강·알루미늄 50% 고율관세가 유지되면서 중소 자동차·조선 부품업계에서 "안심하긴 이르다"는 말이 나온다.

자동차부품 관세는 15%로 인하됐지만 상당수 부품에 철강이 쓰이는 데다 미국이 품목관세 대상을 계속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50% 품목관세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조선,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은 지난 8월 7일부터 철강·알루미늄과 파생상품에 품목관세 50%를 매기고 있다. 이 관세는 철강 원자재뿐만 아니라 철강이 들어간 파생상품에도 적용된다.

파생상품 품목 관세는 철강·알루미늄 함량 가치에 비례해 부과된다.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부품에 철강이 50% 들어갔다면 품목 관세는 25만 원만 부과된다.

2, 3차 협력업체 등 영세기업 중심으로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철강이 들어간 파생상품에는 변압기와 가전, 자동차와 조선 부품 등이 포함된다.

지난 9월 중소기업중앙회의 '美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45.3%는 '벌써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 '미국 거래처의 수출계약 지연·취소'(60.9%), '단가 인하 압박 등 관세 부담 전가'(54.3%) 등을 호소했다.

관세 부과가 시작되자 폐업한 기업도 많았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8월 기준 철강과 알루미늄 중소기업은 전월 대비 92곳 줄었다.

자동차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은 조선과 달리 미국 현지 공급망이 존재하기 때문에 (견제 차원에서) 품목관세 대상에 더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30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10.3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품목관세에도 3분기 대미 수출이 늘었다는 중소기업 수출통계가 발표됐지만 현장에선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발표된 중소벤처기업부 '2025년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을 보면 철강과 알루미늄(파생상품 포함) 미국 수출은 3분기에 각각 3.6%, 21.6% 증가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8~9월만 보면 산업기계류 대미 수출은 실제로는 40% 가까이 줄었다"며 "작년 추석이 9월이었기 때문에 1주일 정도 조업일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했다.

지난 9월 조업일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관세 부과 품목의 대미수출은 부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일평균 대미 수출은 전년동기보다 10% 줄었고, 50% 관세가 붙는 철강은 조업일수를 고려하지 않아도 15% 감소한 걸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9일 입장문에서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은 50%의 고율 관세가 유지됐다"며 "관련 중소기업은 대미 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후속 보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수많은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철강 알루미늄 파생상품 50% 관세 부과 조치 등 일방적인 무역·통상 제재를 조속히 해제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 하락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