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P, 동해가스전 2차 시추 우선협상자로 잠정 선정…사업동력 살아날 듯(종합)

석유공사-산업부 협의 후 공식통보…투자규모·지분율 등 세부 협상
1차 대왕고래 시추 실패에도 글로벌 메이저 참여로 사업동력 회복 관측

동해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에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2024년 12월 9일 오전 부산 남외항에 입항해 있다. 2024.1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글로벌 메이저 석유 기업인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동해 심해 가스전(7개 석유·가스 유망 지질 구조) 2차 시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잠정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1차 시추 대상인 '대왕고래'(8광구와 6-1광구 사이에 위치)가 시추 결과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동해 가스전 사업은 중단 위기에 처했지만,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참여로 다시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 3월부터 지난달 19일까지 진행한 '동해 심해가스전 2차 시추 투자 입찰'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BP를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BP를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통보하기에 앞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와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후 공식 통보와 함께 투자 규모, 지분율 등을 둘러싼 세부 협상이 이어질 예정이다.

협상 결과 BP의 사업 참여가 확정되면, 기존 데이터와 물리탐사 결과를 바탕으로 2차 탐사 시추 후보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대왕고래'로 알려진 동해 심해가스전 사업은 울릉분지 내 8광구, 6-1광구에서 석유·가스 자원을 탐사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20일 포항 앞바다에서 진행된 1차 시추 결과, '대왕고래' 구조는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석유공사는 자체 재원 투입을 최소화하고 심해 개발 경험이 풍부한 해외 오일 메이저와 협력을 위해 최대 49%까지 지분 투자를 받는 것을 목표로 이번 2차 시추 입찰을 추진했다. 해외 기업의 투자를 통해 자원 탐사 업체와 자원 채굴 권한·이익을 공유하는 대신 자금과 투자 리스크를 분산한다는 전략이다. 새 정부 들어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태다.

이번 입찰은 6-1광구와 8광구에 설정된 4개의 조광구를 대상으로 자원 탐사 업체를 모집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각 조광구에는 유망 구조들이 위치해 있다.

입찰에는 BP를 비롯한 복수의 메이저 업체가 참여했으며, 글로벌 에너지 정보업체인 S&P 글로벌이 접수된 입찰서를 검토했다.

1차 시추지인 대왕고래 유망구조에 대한 '경제성 없음' 결론으로 동해 심해가스전의 향방이 불투명해졌으나, 2차 시추에 글로벌 메이저 석유 기업인 BP가 참여하면서 개발 사업은 다시 동력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는 대왕고래를 제외하더라도, 오징어·명태 등 해양생물 이름이 붙은 나머지 6개 유망구조가 향후 탐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왕고래의 '경제성 없음' 판정은 이미 상반기부터 예고돼 있었으나, 외국계 기업들이 이번 입찰에 복수 참여한 것은 남은 유망 구조에서 상업적 가능성을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석열 정부가 동해 심해가스전에 전략적 관심을 가지며 본격화한 사업이다. 정부는 2023년 미국의 에너지 자문사 액트지오(Act-Geo)에 분석을 의뢰해, 대왕고래 인근 해저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 자원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이를 바탕으로 같은 해 6월 국정 브리핑을 통해, 시추가 성공할 경우 오는 2035년부터 석유·가스의 상업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 초까지 1차 시추를 진행했으나, 회수 가능한 가스가 발견되지 않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전 정부와 석유공사는 애초 시추 성공 확률을 20% 수준으로 보고, 최소 5차례 이상의 추가 탐사가 필요하다며 2차 시추를 위한 투자유치 절차를 진행해왔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