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롤 IEA 사무총장 "전력망 투자, 국가 경쟁력 좌우할 것"

"AI 시대, 전력망이 제조업·AI 경쟁력 핵심"
"한국, 원전·재생E 모두 경쟁력…수출·운영 능력 세계적 명성"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7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에너지슈퍼위크 관련 브리핑 기자회견에서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7/뉴스1

(부산=뉴스1) 나혜윤 기자 =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27일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구축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전력망 투자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공동 개최를 계기로 방한해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세계 에너지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전기화 시대 본격 진입 △핵심광물 공급 집중 심화 등을 꼽았다.

그는 "향후 2035년까지 전력수요 증가 속도가 지난 10년에 비해 6배 빠를 전망이지만, 전력망 투자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는 제조업 경쟁력과 AI 경쟁 우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전력망 확충과 안정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같은 세계적 추세 속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청정에너지 시장에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배터리·전력기계 분야에서 한국이 공급망 다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소산업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난 7~8년 동안 성취된 것은 많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한국 같은 주요 에너지원이 부족한 국가는 수소에 대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수요 창출"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준을 만들기 전에 수요를 먼저 해야 한다"면서 "교통 분야뿐 아니라 산업 부문의 수요 창출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핵심광물 공급망 리스크에 대해서 비롤 사무총장은 "핵심광물은 특정 국가에 집중된 게 사실"이라며 "중국은 채굴뿐 아니라 정제에서도 70% 점유율을 갖고 있다. 원유를 정유해야 LPG, LNG를 쓸 수 있듯이 채굴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체 공급망에서 에너지 안보가 위기"라고 지적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어 "정치적 문제를 떠나 자연재해나 사고가 발생해도 공급망 전체가 흔들린다"며 "각국 정부가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자력 확대와 관련해 "지난해 '2025년은 원전 발전의 피크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실제로) 원자력 발전이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생산하고 있다. 원전이 다시 돌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며 "한국은 원전 기술 수출, 건설, 운영에 있어 제때 예산에 맞춰 실행할 능력이 충분하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국가라는 건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호현 차관은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어떤 에너지 믹스를 가져갈지는 다양한 선택이지만, 한국은 가격·국민 수용성·에너지 안보·탄소중립 등 여러 요소를 종합 고려해 원전과 재생에너지 믹스 전략을 적절히 구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차관은 이날 "이번 '에너지 슈퍼위크'가 전력망, 에너지와 AI,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국정과제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과 회원국 및 경제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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