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압박에…신현송 첫 금통위 '동결 유력, 인상 시그널'[금통위폴]
전문가 10인 전원 '동결' 전망…"인상 필요하나 상황 지켜볼 듯"
연말까지 최대 2차례 인상 전망 우세…"기대 인플레이션 차단"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원화 약세로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하거나 통화정책방향문에 매파적 메시지가 담길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1~2차례, 총 0.25~0.50%포인트(p)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5일 뉴스1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오는 28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현 2.50%)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0%를 기록한 후 3월 2.2%, 지난달 2.6%로 상승 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한은이 당장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려 경기 부담을 키우기보다는, 일단 동결한 뒤 대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동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고유가 현상이 장기간 지속할 우려가 있고, 국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종합적으로 성장과 물가 측면에서 금리 인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조금 더 중동 전쟁의 추이와 영향을 지켜볼 필요성과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인상 시그널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는 미국·이란 전쟁 이후 높아진 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는 통화정책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인상이라는 행동에 앞서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과 사전적인 인상 신호를 주고, 다음 금통위(7월)에서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부임한 신현송 총재의 첫 금통위라는 점도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 총재 부임 이후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사례는 이창용 전 총재(2022년 5월 금통위)가 유일했으며, 인하 사례는 없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역대 총재 중에서 취임 후 바로 기준금리를 변동했던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보자면서 동결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이 소수의견을 통해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것으로 봤다. 또 통화정책방향문이나 향후 6개월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통해 우회적인 인상 신호가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금통위원 중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빈도가 최근 늘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 지난 15일 취임한 김진일 위원도 "금융이 큰 위기가 나지 않게 하려면 반 클릭 정도는 (이자율을 높이고) 다른 쪽의 희생을 조금씩 감수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1~2명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내년, 3분기쯤 인상을 하는 쪽으로 전망한다"며 "동결 의견이 만장일치로 나오면 인상에 신호가 부재한 통방이 돼서, 오히려 시장 심리를 더 불안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금리 경로와 관련해서는 전문가 10명 전원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봤다. 조건부 전망까지 포함하면 10명 중 9명이 0.25%p씩 두 차례 올려 총 0.50%p 인상을 예상했다. 1명은 한 차례 인상(0.25%p)을 전망했다.
물가 상승압력이 심화하면서 그동안 금리 인상의 걸림돌로 지목됐던 경기 둔화 우려는 반도체 특수로 다소 완화된 분위기다. 반면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은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7월과 4분기에 한 번 더 해서 연내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은의 입장에서는 높아진 물가와 더불어 기대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지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단 3분기 중 한차례는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이 기본 가정"이라며 "유가가 지금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경우 4분기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은 통화정책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물가 경로를 꼽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으로 공급측 물가 부담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호조가 수요 물가까지 자극을 줄 수 있다"며 "내년에 2% 이상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될 경우, 한은이 내년 상반기에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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