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유사 도매가 조정·유류세 인하 확대…기름값 2000원 초반 상승 예상
최고가격 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으로 결정…1차보다 210원씩↑
"최고가격제 안했으면 L당 200원↑"…유류세 인하로 인상 폭 억제
- 임용우 기자,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김승준 기자 = 정부가 오는 27일부터 적용될 2차 석유 최고가격제 단가를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결정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할 기름값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리터당 최고가격이 210원 인상됨에 따라,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율을 휘발유 15%, 경유 25%로 확대했다.
다만 유류세 인하에도 최고가격제 인상과 유통 과정 마진 등을 고려하면 국내 유가는 2000원대 초반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정부는 불합리한 가격 인상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유소 가격 인상 속도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를 열고 2차 석유 최고가격을 휘발유 L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일선 주유소에 제품유 공급하는 가격을 말한다. 이번 2차 최고가격은 1차 가격(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보다 각각 210원 오른 수준이다.
정부는 1차 최고가격에 국제가격 상승률과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사전 브리핑에서 "최고가격제는 가격을 무조건 낮춰서 유지하기 위해 시작한 제도가 아니다"라며 "일정 수준의 가격 신호를 주면서도 국민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도록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 국제가격 상승률에 비해 휘발유는 200원, 경유와 등유는 500원 정도 낮은 수준"이라며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지금보다 L당 200원가량 높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상승률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았지만 L당 210원씩 오르면서 국내 유가 상승은 불가피해졌다.
이날 오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19.36원, 경유는 1815.92원으로 전일보다 각각 0.42원, 0.68원 올랐다. 최고가격 시행 이전인 지난 11일(휘발유 1906.95원, 경유 1931.62원)에 비해서는 각각 87.59원, 115.7원 내렸다.
최고가격 상향에 대응해 정부는 27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휘발유 15%, 경유 25%로 상향 조정해 국내 유가 안정을 추진한다. 이는 기존 인하율(휘발유 7%, 경유 10%)보다 각각 8%포인트(p), 15%p 오른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따라 휘발유 65원, 경유 87원의 인하 효과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최고가격 인상에도 유류세 인하율을 높여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최고가격 인상분 일부를 정부가 조세 정책을 통해 흡수하는 구조인 셈이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시장가격과 최고가격 간 격차를 누가 어떻게 분담하느냐의 문제"라며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재정으로 일부를 부담하고 정유사도 손실을 분담하며 소비자도 일정 부분 부담을 나누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유류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하락하기보다 상승 속도가 완만해지는 형태로 체감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정부도 최고가격 상승분이 반영될 경우 국내 유가가 L당 2000원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실장은 "2차 최고가격이 반영된 주유소 판매가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며 "1차 때 경험을 비춰볼 때 휘발유와 경유 모두 2000원대 초반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류세 인하율을 높이지 않으면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며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세제 혜택을 확대해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유가가 높은 수준인 만큼 유류세 인하율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비축유를 일정 부분 방출해 유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차 최고가격제 적용에 따른 가격 상승 속도를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중동 사태 장기화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할 경우 유류세 인하율 추가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양 실장은 "현재 주유소들은 1차 가격으로 탱크를 채운 상황"이라며 "오늘 저녁부터 주유소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려가는 속도와 올라가는 속도를 감안해 2차 가격이 소비자 가격에 적절히 반영되는지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유류세를 더 인하할 한도가 남아 있다"며 "국제유가 상황과 전쟁 상황을 보면서 추가적으로 인하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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