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부동산 불 지피지 않겠다…美재무부와 통화스와프 검토한 적 없어"(종합)
"교육격차 문제 있어… 입시제도 문제 해결해 서울 유입 줄여야"
"최상목, 계엄 안 된다고 했다 들어…단기적 금 보유 비중 늘릴 계획 없다"
- 이철 기자, 심서현 기자
(서울=뉴스1) 이철 심서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통화 정책과 관련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또 3500억 달러의 대미(對美) 투자 방안 중 하나인 한은·미국 재무부 간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보조를 맞춰 통화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는 23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됐다가 9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 가계대출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증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동산 문제는 어느 하나의 정책으로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문제가 됐다"며 "수요정책 말고도 공급 정책도 필요하고 다른 정책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서울에 집중된 교육 인프라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서울 지역에 아무리 집을 많이 계속 짓더라도 서울로 유입하는 인구가 계속돼서는 공급이 따라갈 수가 없다"며 "교육 격차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입시제도와 교육 문제도 해결이 돼서 서울 유입을 줄여야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총재는 한은·미국 재무부 간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실효성에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미국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SF)이 충분하지 않은 규모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도 "(재무부와의 통화스와프를) 한은은 검토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케이스(사례) 같은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통화스와프는 단기 유동성 목적인 만큼 (3500억 달러와 같은) 장기투자 등의 목적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협상팀도 우리가 연간 공급할 수 있는 외환 규모(최대 200억달러)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인식하고 협상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당시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관련해 "최상목 전 부총리가 계엄을 하면 안 된다고 계속 주장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언급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건냈지만 최 전 부총리가 '펼쳐보지 않았다'고 주장한 쪽지와 관련해 "메모와 관련된 이야기는 (최 전 부총리의 말이) 없었다"며 "쪽지 이야기는 그 뒤에, 이후에서나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이 총재는 최근 금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 보유액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단기적으로 금 보유 비중을 늘릴 계획이 없다"며 "최근 10년 정도는 금보다 주식 가격이 훨씬 많이 올랐고, 최근 3년 정도 금값이 빨리 올라가면서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수긍하는 면도 있지만, 3년의 변화를 보고 자산을 변동시키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선 더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2~3년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국면으로 (외환보유액 자산 다양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면서도 "달러의 안전자산 위치하고도 관련이 많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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