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 극한호우 15차례 덮쳤지만…기상청 '대피 골든타임' 8곳 모두 미달
130분 전 예보 목표에 수도권 79분 그쳐…제주 78분·대구 70분
극한호우 최근 10년 새 2배 늘어…"관측망·예보력 대책 필요"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해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호우가 잇따랐지만, 비가 쏟아지기 전 미리 알려주는 기상청의 '호우특보 선행시간(사전 예보시간)'이 전국 8개 지역에서 모두 목표치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대피를 준비할 '골든타임'이 그만큼 줄어든 셈으로, 수도권과 제주는 기상청이 목표로 한 예보 시점보다 50분 이상 늦게 특보가 발령됐다.
1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기상청의 '2025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기상청의 호우특보 선행시간은 목표 130분의 61.1%인 79분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지방기상청은 목표 130분에 127분으로 달성률이 가장 높았다. 광주는 101분, 강원은 94분, 대전은 126분이었다. 제주기상지청은 130분 목표에 78분으로 달성률이 60.0%에 그쳤다. 대구지방기상청은 목표 99분에 70분, 청주기상지청은 목표 111분에 97분이었다. 호우특보 선행시간이 제시된 8곳 모두 각자 설정한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셈이다.
호우특보 선행시간은 실제 강수가 특보 기준에 도달하기 전에 기상청이 얼마나 일찍 특보를 발표했는지를 뜻한다. 시간이 길수록 지방정부와 재난 당국이 주민 대피와 도로 통제 등 사전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일부 지역은 전년보다 선행시간이 크게 줄었다. 수도권은 2024년 103분에서 지난해 79분으로 24분 감소했고, 제주는 127분에서 78분으로 49분 줄었다. 대구도 91분에서 70분으로 21분 짧아졌다. 반면 부산은 102분에서 127분, 광주는 90분에서 101분, 강원은 65분에서 94분으로 개선됐지만 각각 목표치에는 미달했다.
기상청은 극단적인 강수의 증가와 국지성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시간당 100㎜ 이상 극한호우는 15건 발생했다. 최근 5년 평균 9.4건의 1.6배, 최근 10년 평균 7.4건의 2배가 넘는다. 군산에서는 9월 7일 시간당 152.2㎜, 인천 덕적북리에서는 149.2㎜, 전남 함평에서는 147.5㎜가 쏟아졌다.
짧은 거리에서도 강수량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8월 3~4일 전남 무안 운남면에는 261.5㎜, 무안읍에는 265.0㎜가 내렸지만, 인근 목포는 33.0㎜에 그쳤다. 기상청은 좁은 띠 형태의 강한 비가 자주 발생하고 인접 지역의 강수 편차가 커지면서 정확한 발생 지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체평가위원회도 기후변화에 따른 예보 난도 상승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의 개선을 요구했다. 대구청에 대해서는 최근 3년간 호우특보 선행시간이 다른 지방청보다 낮고 목표를 계속 달성하지 못했다며 지역적 특성과 예보기술, 관측망 공백 등을 넘어 "근본적인 해소방안 마련과 목표 달성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극한호우가 일상화하는 상황에서 예측이 어려워졌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지역별 관측망과 예보기술의 취약점을 정밀하게 점검하고 실제 재난 대응시간을 늘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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