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 남아도 재생E 계속 짓는 제주…전력값은 이미 '마이너스'
입찰제 이후 0원 이하 214회…SMP 최저 -79원까지 하락
육지는 마이너스 0회…재생E 늘어도 거래소 "빈도 전망 無"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제주=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재생에너지 입찰제가 도입된 제주에서 전력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0원 이하로 떨어진 사례가 제도 시행 이후 214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1㎾h당 최저 마이너스(-)79원대까지 내려간 데다 0원 이하 가격이 최대 7시간 연속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같은 기간 육지에서는 SMP가 0원이 된 사례는 있었지만 마이너스로 내려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제주 재생에너지 설비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력거래소가 향후 음의 SMP 발생 빈도조차 별도로 전망하지 않고 있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가격 변동과 전력계통 영향에 대한 선제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뉴스1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제주에서 SMP가 0원 이하로 결정된 횟수는 2024년 62회, 지난해 152회로 집계됐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는 2024년 6월 도입됐다. 제도 도입 뒤 19개월 동안 제주 전력시장에서 0원 이하 가격이 214회 나타난 셈이다.
가격은 마이너스 영역까지 내려갔다. 2024년 6월 최저 -75.58원/kWh를 시작으로 10월 -78.74원, 11월에는 -79.28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2~5월 최저가격이 -67.16~-72.16원까지 떨어졌다.
0원 이하 가격이 이어진 시간은 2024년 11월과 지난해 3월 각각 최대 7시간이었다. 2024년 6월과 10월에는 최대 6시간, 지난해 4월과 5월에는 최대 5시간 지속됐다.
이는 육지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육지 SMP가 0원이 된 사례는 2024년 6회, 지난해 19회 등 모두 25회였지만 0원 밑으로 내려간 사례는 없었다.
제주에서 음의 SMP가 가능해진 것은 2024년 6월 재생에너지 입찰제가 도입되면서다.
음의 SMP는 재생에너지 등 출력을 빠르게 조절하기 어려운 전원의 발전량이 많고 전력수요가 낮아 공급이 수요를 웃돌 때 나타나는 가격 신호다.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입찰제 도입 뒤 사업자가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수익 등을 고려해 음수 가격으로도 입찰할 수 있게 되면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SMP가 마이너스라고 발전사업자가 곧바로 돈을 내고 전기를 판매하거나 최종 손실을 본다는 의미는 아니다. 음의 SMP에 따른 발전사업자 손실 규모에 대해 전력거래소는 "음의 SMP로 인해 음의 정산금이발생하지만 재생e 입찰제를 통해 발전사업자에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운용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실제 정산 금액이나 사업자별 수익 등 구체적인 수치는 제출하지 않았다.
음의 SMP 발생 전망을 별도로 산출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박 의원실이 100메가와트(㎿)급 수망태양광 등 향후 재생에너지 추가 보급계획을 고려한 발생 빈도 전망을 요구했지만 전력거래소는 "미래 SMP에 대해서는 별도의 전망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후경제수도 제주'를 내건 위성곤 제주도정은 기존 정무부지사 자리를 처음으로 '기후경제부지사'로 바꾸고 이창흠 전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을 임명했다. 기후·에너지 정책을 전면에 세운 가운데 제주의 재생에너지 설비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음의 SMP가 재생에너지 과잉 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력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시간대에 가격을 통해 발전량 조정을 요구하는 신호라는 점에서 향후 제주 재생에너지 확대와 계통 보강 속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제주에서 전력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전력거래소는 실제 정산 규모조차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향후 음의 가격 발생 전망도 하지 않고 있다"며 "전력수요와 계통 수용능력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재생에너지 확대에만 속도를 내는 정부의 무책임한 에너지 정책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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