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85개·태양광 485MW 확대…기후부, 분산형 전력망 시동

올해 국비 3210억 투입…배전망 중심 전력체계로 개편
분산형 전력망 포럼 통해 구축방안 논의…인력 양성 MOU도

정부 조직 개편안 확정에 따라 10월 1일부로 환경부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공식 출범한다. 3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존 ‘환경부’ 현판이 철거되고 새 현판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9.30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탄소중립 이행의 병목으로 지적돼 온 배전망 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분산형 전력망 구축에 속도를 낸다. 정부는 올해 3210억 원을 투입해 ESS·마이크로그리드 확충, 접속제도 유연화, 시장제도 개편 등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20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분산형 전력망 포럼'을 개최하고 이같은 사업 추진 방향과 협력체계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은 탄소중립 시대의 맞춤형 전력망으로서 태양광 등 분산형 발전원을 최대한 수용하고, 각 지역별로 특화된 최적의 전력 지산지소지산지소 실현을 위한 지능화된 전력망 시스템으로 정의된다. 현재 전력 시스템은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당시 도입된 대형발전기 위주로 운영되고 있으나, 태양광 등 분산형 발전원이 확대되면서 배전망 운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배전망 포화로 태양광 접속대기가 심각한 구간에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유연성 자원을 대폭 보급해 태양광 추가 접속을 유도할 계획이다. 올해 20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85개의 ESS를 배전망에 구축할 예정이다. 구축이 완료되면 약 485MW의 태양광 추가 접속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전망 ESS 구축에는 올해 국비 1176억 원이 투입되며, 햇빛소득 마을 활성화를 위한 소규모 ESS 구축에는 984억 원이 지원된다.

또 농공단지, 대학가 등 중소형 부하 지역에는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 자립형 전력망)를 구축한다. 배전망에 접속된 수요자원에 ESS 등을 보급해 수요를 평탄화하고, 이를 통해 태양광 추가 접속 등 배전망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올해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에는 702억4000만 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정격용량 중심의 수동적인 배전망 접속관리 제도에서 벗어나 출력제어 조건부 재생에너지 접속 허용용량을 배전선로당 16MW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한전은 차세대 배전망 운영시스템(ADMS)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량을 사전에 예측하고, 배전망 과부하가 예상될 경우 ESS 충전을 지시하는 등 동적 제어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한전은 종전의 배전 설비 유지·보수 역할을 넘어 배전망 운영자(DSO)로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전력망 증설을 대체하는 '전력망 비증설대안(NWAs)' 제도도 도입된다. ESS 등 유연성 자원을 활용해 망 건설을 대체할 경우, 망 공사비에 상응하는 금액을 사업자에게 보상하는 방식이다. 제주에서 올해 상반기 시범 운영 후 하반기 육지 확대를 목표로 추진된다.

시장제도 개편도 병행된다. 제주를 중심으로 전력수요 입찰제도를 도입해 재생에너지 잉여 발전 시 난방 자원화(P2H), 전기차 충전(V2G) 등 다양한 수요로 이전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최소출력 보장을 위한 발전원을 제외한 발전원에 대한 가격입찰도 추진된다. 육지에서도 제주에서 추진된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세계 시장 선도를 위한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산업 생태계 구축도 병행 추진한다. 세계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30년 372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K-GRID 인재·창업 밸리'를 조성하고,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기술 실증단지(테스트베드)를 마련할 계획이다.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연구개발(R&D)에도 올해 34억 원이 투입된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같은 정책 방향과 함께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간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이 체결된다. 서울대, 전남대, 한국에너지공과대, 광주과학기술원과는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예정돼있다.

김성환 장관은 "탄소중립은 우리가 지구와 미래세대를 위해 남길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이며 탄소중립 실현의 열쇠는 결국 에너지전환에 있다"면서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맞춤형 전력망으로서, 속도감 있는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구축되는 만큼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 학계, 유관기관이 힘을 합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의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 및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을 위한 사업자는 공모를 통해 선정하게 되며 1분기 공고 후 2분기에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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