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20억 들여 '300인 숙의' 착수…2035 NDC·에너지 믹스 난제 푼다
대표성 고려해 300명 시민대표단 선발…'교육→심층 토론' 방식
'요식행위' 논란 뚫고 입법정당성 확보…신고리식 모델로 사회적 합의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국회가 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탄소 중립 정책 수립을 위한 대규모 시민 숙의 토론에 착수한다.
그간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과정에서 반복된 '요식행위 공론화' 비판을 해소하고,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에너지 믹스 등 민감한 입법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취지다.
26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 따르면,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기후위기 대응 방안 공론화' 사업을 긴급 입찰에 부치고 최종 사업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 여론조사를 넘어 무작위로 추출된 시민들이 사전 학습과 토론을 거쳐 결론을 내는 '숙의형 공론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공론화 결과는 국회의 탄소중립기본법 입법 과정은 물론, 향후 2035년 NDC 이행 전략과 에너지 믹스 논의의 핵심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산업계와 시민사회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는 사안인 만큼, 입법 정책의 '정당성'과 '국민적 수용성'을 사전에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론화는 시민대표단 구성, 의제 구체화(1단계), 사전 교육 및 심층 토론(2단계) 순으로 이어진다.
국회는 오는 3월까지 성별·연령·고용상태 등을 고려해 300명의 시민대표단을 선정할 계획이다. 특히 기후위기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미래세대의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검토된다.
시민대표단은 선정 직후 바로 토론에 투입되지 않는다. 온·오프라인 학습과 전문가 패널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뒤 숙의 과정에 참여한다.
최종 보고서에는 감축 경로에 대한 시민들의 옵션별 선택과 토론 전후의 의견 변화 등이 상세히 기록된다.
이번 행보는 그간 정부가 추진해온 공론화 과정이 형식적이었다는 시민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지난해 2035 NDC 논의 당시 환경단체들은 짧은 토론 기간을 이유로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고, 산업계 역시 과도한 투자 부담을 호소하며 불만을 표출해왔다.
특히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둘러싼 최근의 공론화 과정이 단 두 차례의 토론회로 끝난 점도 '가짜 공론화' 논란을 키웠다.
국회는 이번 공론화 모델로 문재인 정부 당시 갈등 해결의 선례였던 '신고리 5·6호기 시민참여형 공론화'를 채택했다. 당시 471명의 시민참여단이 합숙 토론을 통해 '건설 재개 및 안전 강화'라는 타협안을 도출했듯, 이번에도 첨예한 에너지 갈등의 접점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기후특위 관계자는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국민이 직접 정책의 무게를 경험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숙의를 거친 시민들의 판단이 입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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