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행정 맡기고 상담 늘린다…고용센터 102곳 30년 만에 개편

반복행정 AI 자동화…집중지원형 구직자엔 전담 상담사 밀착 배치
채용난 기업 먼저 찾아 근속까지 지원, 지방청엔 기획·행정 기능 강화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2026.8.12 ⓒ 뉴스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고용노동부가 인공지능(AI)에 실업인정과 지원금 심사 등 반복 행정을 맡기고, 고용센터는 구직자 상담과 기업 채용지원에 집중하도록 재편한다. 실업급여 지급 창구로 굳어진 전국 102개 고용센터를 개인별 취업·경력관리 기관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실업급여 행정 줄이고 구직자 맞춤 상담 강화

20일 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 고용서비스 혁신 방안'을 통해 고용센터의 행정과 서비스를 분리하고, 본부-지방청-일선 고용센터로 이어지는 3층 전달체계를 구축한다. 노동부는 연간 200만명 이상이 고용센터를 찾지만, 실업급여 담당 직원 1명당 하루 평균 71.7건의 실업인정 업무를 처리해 심층 취업상담에 한계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고용노동부 제공).ⓒ 뉴스1

구직자는 설문과 경력, 고용보험·훈련 이력 등을 분석해 자기주도형과 집중지원형으로 나뉜다. 자기주도형은 '나만의 AI 고용센터'에서 비대면으로 취업활동을 이어가고, 도움이 필요한 집중지원형은 전담 Case Manager가 취업경로 설계부터 취업, 경력개발까지 통합 지원한다.

취업활동은 난이도별로 점수화한다. 구직자가 상담, 면접, 직업훈련 등 목표 활동을 이행해 점수를 채우면 실업급여·국민취업지원제도 수당을 자동 지급하는 마일리지 제도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AI는 형식적이거나 허위로 의심되는 취업활동을 선별하고, 상담사는 실제 취업 지원에 집중하도록 한다.

대전 고용센터 국민취업지원제도 시범에서 집중지원형의 평균 대면상담 시간은 기존 18분에서 73.8분으로 늘었다. 박일훈 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은 "새 사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며 "서류를 내려놓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2 ⓒ 뉴스1 김진환 기자
반복공고·조기퇴사 기업 선제 발굴해 채용·근속까지 지원

기업 지원도 지원금 지급 중심에서 바꾼다. 노동부는 지원자가 적어 구인공고를 반복하거나 채용에 장기간 걸리는 기업, 채용 뒤 근속기간이 짧은 기업을 데이터로 추려 먼저 찾을 계획이다. '고용24 Firm Care AI'는 구인공고 작성, 적합 인재 추천, 지원금 안내를 지원한다. 현장 상담사는 채용 여건 개선부터 채용·근속까지 돕는다.

근로조건이나 작업환경이 문제인 기업에는 일터혁신 컨설팅, 능력개발 지원, 안전·통근·기숙사 관련 사업 등을 연결한다. 적합 인재가 부족한 기업에는 장기훈련 수료자와 집중지원형 구직자 등의 추천 풀을 넓힌다. 채용 뒤 조기 이직이 잦으면 신입 노동자 멘토 지정과 현장훈련(OJT) 운영 등을 지원한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구직자가 청년층을 위한 취업특강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2026.8.12 ⓒ 뉴스1 김진환 기자
복합민원은 지방청으로…지역 일자리 기획·조정 권한 확대

복합·전산 민원, 민간위탁기관 관리, 부정수급 수사·처리 등은 광역 단위 지방청에 통합한다. 일선 센터는 취업·채용 지원에 집중하고, 지방청은 지역 일자리 정책 기획과 기관 간 협업을 맡는다.

지역에는 산업 특성에 맞춰 기존 사업의 연령·지원기간 등 요건을 조정하고, 장기적으로 자율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역고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과제별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 통합 시범센터를 운영하고, 2028년부터 전국 확산에 나설 예정이다.

joyonghun@news1.kr